트럼프 “탄핵청문회 출석해 증언하는 방안 고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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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캔들로 전선 넓어지며 여론조사 불리해지자 승부수
“하원이 마녀사냥” 비난한 트럼프… 실제로 증언대 설지는 미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18일 “탄핵 조사 청문회에서 직접 증언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13일부터 시작된 공개 청문회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이 속속 등장하자 일종의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탄핵 청문회에서 증언할 것을 제안했다”며 “내가 잘못한 것이 없고 민주당의 장난질(hoax·탄핵 조사를 의미)에 신뢰감을 주고 싶지는 않지만 증언을 진지하게 고민해보겠다!”고 썼다. 이어 “펠로시 의장이 서면 증언도 가능하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직접 증언을 극구 꺼렸던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악화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ABC방송과 여론조사회사 입소스의 공동 조사 결과 응답자의 51%는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는 44%였다. 5일 ABC와 워싱턴포스트(WP)의 조사 때는 탄핵 찬성(49%)과 반대(47%)가 비슷했다. 특히 이날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0%가 “실제 탄핵 여부와 상관없이 (우크라이나에 정적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수사를 압박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답했다.

주요 증인들의 추가 공개 증언도 계속 이어진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유럽담당 국장인 알렉산더 빈드먼 육군 중령, 고든 손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대사,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유럽·러시아 담당 특별보좌관 제니퍼 윌리엄스 등이 줄줄이 공개 청문회에 출석한다. 빈드먼 중령과 손들랜드 대사는 이미 지난달 비공개 청문회에서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이번 탄핵 조사에서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까지 파헤칠 뜻을 보이고 있다. CNN에 따르면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전 특별검사에게 허위 증언을 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허위 증언이 이번 탄핵 조사를 야기한 외세 개입 논란만큼 중요한 탄핵 요인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민주당은 정신이 나갔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펠로시는 미쳤다. 탄핵은 완전한 마녀 사냥”이라며 탄핵 조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 때문에 그가 정말로 증언대에 올라설 것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펠로시 의장은 하루 전 대통령의 공개 증언을 강하게 촉구하며 ‘떳떳하면 나오라’고 백악관을 압박했다. 그는 CBS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무죄를 입증할 정보를 갖고 있다면 모든 진실을 (직접)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탄핵 조사 청문회#러시아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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