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수만명 국경절 반중시위…경찰 실탄발사에 1명 위독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1일 21시 38분


코멘트

곳곳서 격렬 충돌 15명 부상...총격 피해 첫 발생

지난 6월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로 촉발한 시위 사태가 이어지는 홍콩에서 중국 정권수립 기념일 국경절 휴일인 1일 시위대와 진압 경찰이 충돌하면서 생명이 위독할 정도인 1명을 포함해 최소한 15명이 부상하는 유혈 상황을 빚었다.

홍콩 동망(東網)과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날 시내 곳곳에서 시위와 항의 활동을 펼쳐진 가운데 과격 행동에 보인 데모대에 경찰이 실탄을 발사, 가슴에 총을 맞은 시위자가 위중한 상태에 빠지고 다른 여러 명이 다쳤다.

그간 경찰이 시위 진압을 위한 위협용으로 공중으로 총을 쏘기는 했지만 실탄 발사로 인해 인명피해가 생긴 것은 처음이다.

오후 4시께 취안완(?灣) 타이호 로드(大河道) 부근에서 시위자 한 명이 가슴에서 다량의 피를 흘리면서 넘어졌다. 그는 자신의 이름이 ‘쩡지겐(曾志建)’이라고 하고서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병원으로 보내달라고 호소했다고 한다.

나우TV는 진압경찰이 다가오면서 일어나지 못했던 부상자가 나중에 주위 도움으로 구급차에 실려 마가렛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용태가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명보(明報)는 경찰이 취안완에서 실탄을 쏜 사실과 함께 시위자 한 명이 왼쪽 가슴 쇄골에 맞은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홍콩대학 학생회는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이 근거리에서 총을 발사하고 오른쪽 가슴을 맞은 시위자가 약 1초 후 그자리에 쓰러지는 모습의 영상을 공개했다.

현지 라디오 방송은 오후 3시께 야우마테이(油麻地)에서 시위대에 밀려 넘어진 경찰이 권총을 빼들고 발포하면서 두 발의 총성이 들렸다고 밝혔다. 이로 인한 인명피해에는 언급하지 않았다.

홍콩 당국은 국경절을 맞아 시위가 격화할 것을 우려해 인파가 몰리는 홍콩섬 중심가와 침사추이 한복판에 있는 지하철역 다수를 폐쇄하는 등 만반의 경비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시위대를 제지하지는 못했으며 오히려 젊은층을 자극하면서 경찰과 격렬한 부딪치는 장면이 곳곳에서 연출됐다.

홍콩섬 번화가 코즈웨이베이(銅?灣)에서는 젊은이를 중심으로 수만 명이 모여 입법회 등이 있는 중심가로 가두행진에 나섰다.

시위대는 중국공산당의 홍콩 통치에 저항하자는(抗共) 내용의 전단을 살포하고 반중, 반정 구호를 외쳤다.

카오룽(九龍) 반도의 여러 곳에서는 시위대가 간선도로에 바리게이트를 치고 점거한 채 화염병을 던지는 등 과격 양상을 보였다.

강제 배제에 나선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 다수를 체포 연행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