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스타’된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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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25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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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 툰베리 트위터 © 뉴스1
그레타 툰베리 트위터 © 뉴스1
스웨덴 청소년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가 유엔총회에 참석해 기후변화에 대한 행동을 촉구해 화제다. 소셜미디어에선 이에 대한 찬반 여론이 각자의 논거를 대며 뜨겁게 맞서고 있다. 툰베리가 워낙 유명해지다 보니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패션위크에서는 그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까지 등장했다.

2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툰베리에 ‘정신질환자’라고 막말하며 비난을 퍼부었던 폭스뉴스 패널이 퇴출됐다. 폭스뉴스는 이 패널 발언에 대해 툰베리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앞서 전날 마이클 놀스 보수성향의 폭스뉴스 패널은 “기후 히스테리 운동은 과학적이지 않다”며 “과학적인 것이라면 과학자들이 이끌어야지 정치인들이나 부모, 국제적 좌파에 이용되고 있는 정신질환자 스웨덴 아이가 할 짓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진보성향 패널인 크리스토퍼 한이 즉각 “부끄러운 줄 알라”며 끼어들면서 중단됐다. 해리스 폴크너 폭스뉴스 앵커까지 나서 “당신은 성인이고 지금 아이를 공격하고 있다. 부끄러운 줄 알라”며 지적했다.

하지만 놀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방송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며 “툰베리 어머니는 자신의 정신 문제에 대해 책을 썼다. 정신질환을 갖고 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며 “부끄러운 일은 정치적 의제를 표현하기 위해 정신질환을 갖고 있는 아이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폭스뉴스는 이날 저녁 발표한 성명에서 툰베리에 사과하며 “마이크 놀스 발언은 불명예스러운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마이크 놀스를 출연시키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툰베리는 자신이 아스퍼거 증후군을 진단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해왔다. 지난해 테드(TED) 강연에서는 “11살에 아스퍼거 증후군을 진단받았다”며 “강박장애와 선택적 무언증을 동반하는데 이는 내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만 말한다는 걸 의미한다”고 재치 있게 말해 청중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툰베리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롱도 기발하게 받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툰베리가 세계 정상들을 향해 “대멸종의 시작점에 서 있는데 당신들은 돈 얘기만 한다”며 쓴소리를 하는 장면을 공유하며 “밝고 멋진 미래를 기대하는 아주 행복한 소녀 같다. 보기 좋다!”며 비꼬았다.

이에 대해 툰베리는 트위터 자기소개글을 “밝고 멋진 미래를 기대하는 아주 행복한 소녀”로 바꾸며 응수했다. 자신을 향한 조롱을 오히려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바꾼 셈이다.

툰베리가 보수성향 인사로부터 공격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가 겸 정치평론가 디네시 지수자는 툰베리를 나치 선동가에 비유했고, 세바스찬 고르카 전 트럼프 행정부 차관보는 “이 자폐증 아이를 세뇌시킨 어른들은 아동학대 혐의로 고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파리패션위크에 참가한 패션 브랜드 디올은 24일 툰베리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삼베를 소재로 한 야생화 그림을 넣은 드레스가 등장했고 모델들은 툰베리처럼 머리를 양갈래로 땋았다.

마리아 그라지아 치우리 디자이너는 “이미지만 드러내는 옷보다는 행동을 보여주는 옷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패션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는 우리가 하는 일에 더 큰 책임감을 갖는 것”라고 덧붙였다.

툰베리는 지난 23일 유엔 기후행동정상회의에 참석한 세계 정상들을 향해 “당신들이 빈말로 내 꿈과 어린시절을 빼앗았다”며 기후 변화에 충분히 대처하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툰베리는 “미래 세대들이 당신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를 망치려고 한다면 결코 당신들을 용서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툰베리는 지난 20일 전 세계 학생들과 직장인들의 기후파업을 이끈 주인공이기도 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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