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총기난사 불안에 학생용 방탄배낭 판매 급등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13일 10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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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의 불안심리 판매에 악용" 비난도
"올바른 해결핵 아냐…규제 강화해야" 주장

대규모 총기 난사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미국에서 새 학기 시작을 앞둔 학용품 구매 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가드 독 시큐리티’ ‘투피팩스’ ‘불릿 블로커’ 등 방탄배낭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방탄배낭에 대해 부모들의 불안심리를 돈을 벌기 위한 기회로 악용한다는 비난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부모들은 총기 난사 사건에 어린 자녀들의 안전을 불안해 하고 있지만, 자신들이 실질적으로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무력감에 빠져 있다. 방탄배낭은 이런 부모들의 불안감과 무력감을 제품 판매에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 비난의 골자이다.

실제로 엘패소와 데이튼에서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사이 2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 이후 방탄배낭의 판매는 급등했다. 엘패소 총격 사건이 발생한 지난 3일과 4일 이틀 간 불릿 블로커의 매출은 200%나 급증했고 투피팩스도 300% 가까운 매출 급등을 기록했다.

‘가드 독 시큐리티’의 야시르 세이크 회장은 12일(현지시간) AP통신에 “시대가 바뀌었다. 방탄배낭은 이러한 시대 변화에 따른 대응이다. 슬프지만 그게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이들 방탄배낭들의 가격도 만만치 않다. ‘가드 독 시큐리티’ 제품들은 199.99∼299.99달러로 방탄 기능이 없는 일반 배낭보다 몇배에 달하고 있다. 투피팩스의 제품은 189달러, 불릿 블로커 제품도 175달러로 학부모들이 선뜻 지갑을 열기에는 부담되는 가격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이들이 방탄 보호 기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 회사들은 9㎜ 구경이나 매그넘 44 총기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이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대규모 총기 난사 사건에 자주 사용되는 공격용 소총까지는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미 교사연맹의 랜디 웨인가르텐 회장은 “학교는 어린이들의 안전한 피난처가 돼야 한다. 군인들이 전장에 나갈 때같은 복장을 해야 하는 곳이 아니다. 방탄배낭은 총기 난사의 올바른 해결책일 수 없으며 총기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13살의 아들을 위해 방탄배낭을 사러 나왔다는 마리솔 로드리게스라는 여성은 “방탄배낭은 불안한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다. 이는 오늘의 미국 사회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말했다.

【뉴욕=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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