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수단 민생고에 또 시위…고교생 4명 사망 ‘유혈사태’

  • 뉴스1
  • 입력 2019년 7월 30일 14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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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북동부 수단에서 식량과 연료 부족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군부 정권이 총격을 가해 고등학생 4명이 숨졌다. 이 사건으로 반정부 시위 주도자들은 오마르 알 바시르 군부정권과 협상을 중단하고 전국적 항의 시위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반정부 시위대와 연결된 의사 커뮤니티는 수단 북코르도판주(州) 도시 알오베이드에서 평화시위를 벌이던 시민들 중 5명이 당국 총격에 살해됐다고 밝혔다. 주요 시위 주도자인 바비키르 파이살은 AFP에 “사망자 5명 중 4명이 고등학생”이라고 말했다.

알오베이드 주민들은 이 시위가 식량과 연료 부족으로 일어난 항의 시위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부터 갑자기 식량 가격이 폭등하면서 군부 정권에 대한 항의 시위가 전국적으로 퍼져나간 것이다.

이날 북코르판주 주지사는 알오베이드를 포함한 4개 도시에 야간 통행금지를 발표했고 모든 학교의 수업을 중단시켰다.

이후 수도 카르툼과 그 쌍둥이격 도시인 옴두르만에서도 수백명이 시위에 나섰지만 목격자들은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이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했다고 전했다. 카르툼 시위 주도자 이스마일 알타지는 “아이들이 죽었다”며 “이 비겁한 사건의 잔혹성이 더해간다”고 호소했다.

이에 따라 30일로 예정된 군부 정권과의 협상도 중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군부 정권과 민간 시위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권력 이양과 관련,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협상이 있을 예정이었다.

시디크 유세프 시위대 지도자는 성명을 통해 “혁명군을 살해하라고 허락한 자들과 같은 협상테이블에 앉을 수 없다”고 밝혔다. 카르툼 시위대의 하산 오스만도 “민간 정부만이 죽은 시민들의 권리를 위해 싸울 수 있다”며 “사람들은 오늘 알오베이드에서 일어난 사건처럼 매일같이 죽어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17일 군부 의회와 반정부 시위 지도자들은 군부 대표 5명과 민간 대표 6명으로 구성된 새로운 민간-군부 공동정부를 위한 권력분점 협정을 체결했다. 그 후 과도기 민간 정부와 선거를 통해 뽑힌 의회가 39개월 동안 나라를 운영하는 방안이 검토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협정 체결에도 불구하고 당국이 지난달 3일 새벽 발생했던 농성시위 현장 공습 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카르툼에서는 27일부터 또 다시 분노의 시위가 일기 시작했다.

바시르 대통령이 퇴진한 후 권력을 이어받은 군부 정권은 검찰과 공동조사를 벌여 이날에만 17명이 사망하고, 지난달 10일까지 총 8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시위대와 연결돼 있는 의사들은 군 당국이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쏘고 폭행했다며 127명이 숨지고 그보다 더 많은 부상자가 속출했다고 증언했다.

시위 지도자들은 이번 조사 결과가 군부 정권에 면죄부를 주고 사망자 숫자를 훨씬 낮췄다며 거부했다. 주요 시위대인 수단프로페셔널연합(SPA)은 “이 사건에 책임이 있는 군부가 자체 조사를 맡았다”며 조사 신뢰성에 의구심을 표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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