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反푸틴 운동가, 구치소서 쓰러져…화학물질 테러 의심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29일 0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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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체포된 나발니, 알레르기 반응으로 병원행
"제3자가 의도적으로 화학물질 뿌렸을 가능성"

지방선거를 앞둔 러시아에서 공정선거를 요구하는 주말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야권 운동가 알렉사이 나발니가 28일 원인을 알 수 없는 급성알레르지 반응을 보여 병원에 입원했다.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된 지 사흘만의 일이다.

모스크바타임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나발니 측 변호인은 “얼굴이 부어오르고 피부가 붉어지는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나발니의 주치의는 “나발니는 한번도 알레르기로 인한 피해를 겪은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서 “제3자가 의도적으로 화학물질을 뿌려 발생한 피부 손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병원 관계자에 나발니에 적절한 치료를 허락해 중 것을 요청했다.

병원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나발니는 지난 24일 반여권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돼 30일간 구류 처분을 받은 상태다.

모스크바에서는 오는 9월8일 시의회 선거를 앞두고 선거당국이 유력 야권인사들의 후보 등록을 거부하며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모스크바 선관위는 시의회 선거에 후보로 등록하기 위해 거주자 5000명의 서명을 받아오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달 초 선관위는 야당 후보들이 받아온 추천인 서명이 ‘위조가 의심된다’며 일부를 폐기 결정했다.

이대로라면 야권 정치인들의 선거권이 피선거권이 박탈돼 야권 후보 없는 선거를 치르게 될 수도 있다.

이를 기점으로 시작된 항의시위는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에 대한 반발로 이어지며 매주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정부 역시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27일 시위에서 경찰은 야당 정치인을 비롯해 시위대 1300여명을 구금했다. 대부분은 무혐의로 풀려났으나 이들 중 150여명은 구치소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일부는 이번 주 법정 소송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위대 체포자 수 등을 모니터링하는 러시아 인권단체 OVD-Info에 따르면 최소 25명은 경찰이 휘두른 곤봉 등으로 인해 큰 부상은 입은 상태다.

시민단체들은 “시위대의 가두행진은 매우 평화로웠음에도 정부는 시위자를 구금하기 위해 거친 행동을 보였다”고 반발했다.

국제 앰네스티 측은 “이번 시위에서 러시아 정부는 지금까지와 또 다른 최악의 대응을 보였다”면서 경찰에 구금된 모든 사람을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표현의 권리를 행사하고 평화적인 집회를 했다는 이유로 수감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야권 지도자들은 다욱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기 위해 8월3일 토요일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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