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입법회점거 후 첫 집회…中 관광객 상대로 “자유 홍콩”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7일 23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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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본토와 연결되는 웨스트 카오룽 고속철 역서 시위
시위대 손팻말엔 "범죄인 인도법안, 영원히 철회하라"

홍콩 입법회 점거 후 처음으로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 집회가 7일 오후 열렸다. 집회에 참여한 인원은 집회 측 23만명, 경찰 5만6000명으로 추산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서 시민들은 중국 본토 관광객들을 상대로 ‘자유 홍콩’ 등 메시지가 담긴 전단지를 나눠주며 그들의 상황을 알리는데 힘쓰는 모습이었다.

주최 측은 “중국은 정보가 차단된 국가다. 우리는 중국인 관광객들에 평화롭고 우아한 항의를 보여주겠다”며 이날 행진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에 홍콩인들이 (전하고자 하는) 진정한 이미지와 메시지를 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SCMP에 따르면 시위대는 이날 카오룽의 침사추이에서 광둥성 등 중국 본토와 연결되는 웨스트 카오룽 고속철 역 부근까지 행진했다.

주최 측은 “고속철도는 홍콩과 중국의 연결고리다. 이곳은 우리가 중국에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이다”며 중국 관광객들과 직접 접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집회 참가자가 예상보다 많이 모이자 주최 측은 4시로 예정됐던 행진은 30분 이른 3시30분에 시작했다. 오후 4시15분께 행진의 선두는 목적지인 역에 도착했으며 오후 7시께 주최 측은 공식적으로 집회를 마무리하며 평화롭게 행진을 마쳤다.

AP통신에 따르면 시위대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무더운 날씨 속에 휴대용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며 걷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유모차를 끌고 시위에 나선 젊은 부부도 눈에 띄었다.

많은 사람들은 “범죄인 인도법안, 영원히 철회하라” “캐리 람 (행정장관) 사퇴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걸었다.

홍콩 경찰은 시위가 과격해질 것을 우려해 이날 정오부터 웨스트 카오룽 고속철에서의 열차표 판매를 중단하고 최소한의 역사 출입구를 남겨둔 채 폐쇄 작업을 진행했다.

웨스트 카오룽 고속철 역은 지난 9월 문을 열 당시 중국이 관할하는 입국심사·세관 지역을 마련한 것을 두고 홍콩 시민들의 반발을 산 곳이기도 하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출입국 관리 구역에 중국 법이 적용되는 것은 홍콩의 자체적인 법체계를 무너뜨리는 일이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주최 측은 이날 정부를 향해 “경찰의 연이은 체포에도 우리의 의지는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우리의 요구에 응할 때까지 우리의 시위를 계속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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