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감비아 대통령, 성폭력 범행”…피해자 NYT에 폭로

  • 뉴스1
  • 입력 2019년 6월 27일 13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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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 거절하자 성폭행…수차례 권력형 성범죄”
인권감시기구 “피해자 여러 명”…APRC “사실 무근”

서아프리카 감비아의 전 대통령 야히아 자메가 재임 당시 ‘권력형 성범죄’를 수차례 저질렀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2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국제인권감시기구는 이날 야히아 자메 전 대통령이 보좌관을 통해 피해 여성들에게 자신의 관저를 방문하라며 압박을 가했고 그 곳에서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리드 브로디 국제인권감시기구 관계자는 “야히아 자메는 감비아 여성들을 그의 개인 자산처럼 취급했다”며 “강간과 강제추행은 범죄이며 자메 역시 법적 처벌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25일 피해자 중 한 명은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를 통해 자메 전 대통령에게 당한 성폭력 피해를 폭로했다. 2015년 6월 당시 감비아 미인대회 우승자였던 파토우 잘로(당시 18세)는 “그가 자신의 관저로 부른 후 내게 청혼했다”고 회고했다.

잘로는 “나는 그게 농담이라고 생각했다”며 “당시 난 순진했고 그가 얼마나 잔인한 사람이었는지 몰랐다”고 토로했다.

잘로는 그 후 한 차례 더 자메 전 대통령의 부름을 받았다. 라마단 행사에 초대받은 것으로 알고 간 잘로는 그곳에서 자메 전 대통령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잘로는 “내가 되고 싶었던 것, 내 모든 잠재력과 미인대회에 나갔던 내 명분은 모두 쓰레기통에 처박혔다”며 “그저 대통령이 불러서 강간하는 피해자라는 새로운 정체성이 날 괴롭혔다”라고 말했다.

국제인권감시기구와 국제범죄피해자 지원기구 ‘트라이얼’은 자메 전 대통령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 3명을 인터뷰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에 따르면 또 다른 한 여성은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자메 전 대통령과 그의 보좌관이 자신을 붙잡으려 했다고 증언했다.

국제인권감시기구는 또 목격자들 증언을 인용, “대통령 관저에서 합의되지 않은 성관계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에 따르면 자메 전 대통령은 일부 젊은 여성들을 소위 ‘의전용 여성’으로 관저에서 일하도록 시키고 현금과 선물, 학위 등 여러 특권을 수여했다.

자메 전 대통령은 CNN의 접촉 시도를 거부했다. 다만 당시 집권당이었던 애국전선건설동맹(APRC)의 우스만 람보 자타 원내대표는 자메 전 대통령의 성폭력 의혹에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보냈다.

자타 원내대표는 “APRC는 당대표와 감비아의 전 대통령에 대한 악의적인 비난을 마주하고 매우 실망감을 느낀다”며 “서양인들이 감비아의 전설적이고 통찰력 있는 지도자의 명망에 흠집을 내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자메 전 대통령은 1994년 쿠데타를 일으켜 대통령이 된 후 2016년까지 감비아를 통치한 독재자다. 2016년 12월 대선에서 아다마 바로우 신임 대통령에 패배한 후 퇴진을 거부하다가 기니로 망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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