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 유력후보, ‘여자친구 집 경찰출동’ 논란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23일 0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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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생방송서 6차례 질문에도 답변거부

영국 차기 총리 유력후보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한밤중 경찰출동’ 논란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다음달까지 진행될 보수당 대표경선에 파장이 예상된다.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21일 이른 아침 현지 경찰이 존슨 전 장관의 여자친구인 캐리 시먼즈의 자택으로 출동하는 사건이 있었다. 시먼즈는 존슨 전 장관과 결혼을 앞둔 인물로, 보수당 보좌관 출신이자 그의 경선가도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이웃은 당시 소음과 함께 여성의 비명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가디언은 이웃의 녹음파일을 토대로 시먼즈가 존슨 전 장관에게 “나에게서 떨어져”, “내 집에서 나가”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시먼즈는 또 존슨 전 장관에게 “당신은 아무데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하기도 했다.

아울러 존슨 전 장관은 당시 시먼즈에게 “내 빌어먹을 노트북에서 떨어져”라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음이 이어지자 이웃은 시먼즈의 집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으며, 이에 999(영국경찰 긴급전화)에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가디언이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막 본선에 접어든 영국 보수당 대표경선에도 적잖은 파장이 이는 분위기다.

존슨 전 장관의 라이벌인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 진영 소속 마크 가니에이 하원의원은 이 사건에 대해 “존슨 전 장관이 (보수당 경선) 첫날 저녁에 판을 망쳤다(fucked up)”고 지적했다.

여론의 관심도 매우 뜨겁다. 이날 존슨 전 장관은 TV로 생중계된 버밍엄 국제컨벤션센터(ICC) 선거운동에서 진행자로부터 총 6차례 이상 이 사건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존슨 전 장관은 그러나 “내가 틀리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그런 일에 대해서는 듣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세한 답변을 피했다. 그는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건 나라와 우리 당을 위한 내 계획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진행자인 이언 데일은 존슨 전 장관을 향해 “내 질문을 완전히 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당신은 단순히 보수당 대표가 아니라 총리직을 위해 뛰고 있다. 당신의 정치적 견해를 존경하는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인격을 의심하며, 그 질문에 답하는 건 당신에게 주어진 의무”라고 지적했다.

시먼즈는 지난해 존슨 전 장관이 두번째 부인인 마리나 휠러와의 이혼을 발표하면서 언론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영국 타블로이드지 더선은 존슨 전 장관의 불륜이 이혼 원인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시먼즈를 만난 이후 존슨 전 장관은 체중감량과 스타일 변화를 통해 유권자들의 호감을 얻기 시작했다. 아울러 시먼즈의 여성인권운동 등 활동이 존슨 전 장관의 극보수 이미지를 희석한다는 분석도 있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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