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찾는 中 관광객 지난해 15년만에 첫 감소…5.7%↓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28일 15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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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마찰 격화, 中경제 미래 불확실성 등의 원인
중 관광객, 2017년 미국서 22조원 소비

10년 이상 급속한 성장을 계속해온 중국인들의 미국 여행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미국의 도시들과 쇼핑몰들, 관광 명소들이 이러한 추세를 되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미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290만명으로 5.7% 감소한 것으로 미 연방여행관광 통계에서 나타났다. 미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이 감소한 것은 2003년 이후 15년만에 처음이다.

미국과 중국 간 마찰 격화가 이러한 감소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트럼프 미 행정부가 지난해 1월 중국산 태양광 패널과 세탁기에 처음 관세를 부과한 이후 양국 간 무역전쟁은 계속 격화돼 왔다. 미국은 현재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중국도 600억 달러 상당의 미국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매기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여름 총격과 강도, 높은 의료 비용 등을 이유로 국민들에게 미국 여행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도 이에 맞서 중국 여행에 대한 경보를 내렸다.

베이징의 무역회사에 다니는 왕하이샤는 지난 5월 여동생의 대학 졸업식 참석을 위해 열흘 간 일리노이주와 뉴욕을 방문했다. 그녀는 자신과 가족들은 당초 더 오래 머물고 싶었지만 무역전쟁 중에 미국 경제에 도움을 주고 싶지 않아 기간을 최대한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그녀는 여동생에게 졸업식 참석을 약속했기 때문에 미국 여행을 취소할 수는 없었다며 불과 열흘 미국에 머무는데 10만 위안(약 1717만원)이 넘는 돈을 썼다고 덧붙였다.

중국인들의 미국 여행이 감소한 것은 중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 다른 원인들도 작용했다. 마카오나 홍콩, 대만과 같이 가까우면서 비용이 덜 드는 지역을 찾는 해외여행이 2017년 50%에서 지난해 4분기(10∼12월)에는 56%로 크게 늘었다. 먼 나라라도 크로아티아와 모로코, 네팔과 같이 물가가 저렴한 나라를 찾는 중국인들이 늘었다.

2000년대 초 25만명에 못미쳤던 중국인의 연간 미국 관광은 2010년 80만명을 넘어서며 3배 이상으로 급증했고 2015년에는 또다시 2010년 대비 3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맥킨지는 중국의 소득 급증과 교통편 연결 개선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미국을 찾은 중국인 숫자는 2016년과 2017년 300만명을 초과했지만 2017년 증가율은 4%로 10여년 래 최저였으며 급기야 2018년에는 감소세를 나타내기까지 했다.

그러나 미 관광업계는 중국의 중산층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처럼 미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줄어든 것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미 정부는 중국 관광객이 올해 2% 증가해 다시 300만명을 넘어설 것이며 2023년에는 41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17년 기준 중국은 캐나다와 멕시코, 영국, 일본에 이어 5번째로 많은 관광객을 미국으로 보냈다.

중요한 것은 중국 관광객들이 미국에서 소비하는 지출액이다.

2017년 중국인들은 189억 달러(약22조원)를 미국에서 소비했는데 이는 전체 외국 관광객 소비액의 12%에 달한다. 2000년부터 2016년 사이 중국 관광객들의 미국 내 소비는 600% 넘게 증가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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