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美, ‘러시아판 사드’ S-400 도입 놓고 막판 기싸움

  • 뉴스1
  • 입력 2019년 5월 17일 11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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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군장관 “터키 S-400 도입 철회 믿는다”
터키 외무 “현단계서 인수 취소 없어…빠르면 6~7월 첫 인도”

터키의 러시아제 S-400 방공미사일 도입 계획을 놓고 미국과 터키가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수개월 간 계속된 미국의 철회 압박에도 터키는 도입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터키의 S-400 도입과 관련, 헤더 윌슨 미 공군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외교관들이 터키의 S-400 도입을 막기 위한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어떤 나라도 S-400과 F-35를 동시에 보유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터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터키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간 관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러시아 방공미사일 도입을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있다”고 그는 부연했다.

미국 등 나토 동맹국들은 S-400과 F-35가 같은 군대에 의해 운용될 경우 S-400의 레이더가 F-35의 위치를 추적하는 기술을 개발, 축적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터키는 F-35 국제공동프로젝트의 일원으로 부품 일부를 생산하고 있고, 작년 6월 인도받은 F-35 2대 외에 추가로 100대를 구매할 계획이다. 하지만 미국은 터키가 S-400 도입 계획을 밝히자 4월 F-35 공동생산을 중단해 버렸다.

미국은 이에 더해 러시아와 무기 거래를 하는 국가에 제재를 가하는 법안을 터키에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4일 미 하원에서는 터키에 F-35 전투기 공급에 제동을 거는 법안 초안도 마련됐다.

윌슨 장관은 이에 대해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루크 공군기지에서 터키 조종사를 계속 훈련시키고 있지만 S-400을 보유한 국가에 F-35을 인도할 수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미국의 강한 압박에도 터키 정부는 S-400 구매를 재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15일 앙카라에서 기자들에게 “현재 단계에서 S-400 인수 연기나 취소 같은 일은 없다”면서 “첫 번째 납품이 빠르면 6월이나 7월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물밑에서는 미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터키 정부는 러시아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거나 제3자에 판매하지 않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터키는 미국의 우려를 해소할 실무회의를 구성하자고 미국 측에 제안한 상태다.

S-400은 ‘러시아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로 불리는 무기로, 미국의 패트리엇(PAC-3) 미사일방어시스템과 성능은 비슷한데 가격은 절반에 불과해 인기를 얻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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