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北, 배상금 지불해야”…웜비어 몸값 요구 맹비난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27일 11시 01분


美 의원들 “터무니없는 일”

북한이 미국에 청구한 ‘오토 웜비어 돌봄 비용’ 200만달러(약 23억원)에 대해 미 의회 의원들이 강하게 비난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7일 보도했다. 북한이 미 법원 판결에 따라 배상금 5억달러를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VOA에 따르면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밥 메넨데즈 민주당 간사는 “북한이 웜비어의 ‘몸값’을 요구했다는 건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여기에 동의한다는 것도 터무니없다”고 지적했다.

크리스 밴 홀런 상원의원(민주·메릴랜드)도 트위터에서 “북한은 미국인을 잔인하게 고문하고 투옥하며, 결과적으로는 살해한 뒤 200만 달러의 의료비를 미국에 청구한다는 것인가”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에 책임을 묻는 실질적인 계획이 없다. 의회가 ‘브링크 액트’를 통과시켜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브링크 액트는 밴 홀런 의원이 공동발의한 대북제재 강화 법안이다.

롤 포트만 상원의원(공화·오하이오)은 VOA에 “북한은 자신들이 야기한 웜비어의 끔찍한 상태에 대해 16개월 동안 웜비어의 가족은 물론 미국에도 알리길 거부했다”며 “미국은 북한에 아무것도 빚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북한이 웜비어 가족에게 모든 것을 빚졌다”고 말했다.

리 젤딘 하원의원(공화·뉴욕)은 “북한이 웜비어의 가족에게 빚진 돈이 5억1000만 달러이고 미국이 북한에 빚진 돈이 200만달러라고 가정하면, 미 정부가 웜비어 가족에게 200만 달러를 주고 북한이 웜비어 가족에게 4억9천9백만 달러를 주는 방안은 어떤가”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5일 웜비어 사안에 정통한 두 소식통을 인용, 2017년 6월13일 웜비어가 평양을 떠나기 수시간 전 조셉 윤 전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 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에게 북한의 청구서가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윤 전 대표가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청구서에 관한 내용을 전달했고,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이후 그들은(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은) 윤 대표에 치료비 청구서에 서명하도록 지시했다.

소식통은 이 청구서가 재무부로 보내졌고 지난 2017년까지 미지급 상태로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그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지급했는지 여부는 불확실한 상태이며, 이 문제가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거론됐는지도 불분명하다고 WP는 전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WP에 보낸 메일을 통해 “우리는 인질 협상과 관련해 언급하지 않는다”며 “이것이 이번 행정부에서 그것들이(인질 협상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트위터를 통해 “오토 웜비어를 위해 북한에 지불한 돈은 없었다. 200만달러도 아니고, 그 무엇도 아니다”라며 “여기는 4명의 인질을 데려오기 위해 18억달러를 지불하고, 배신자인 보 버그달 병장을 풀어주기 위해 테러리스트 인질 5명을 내준 오바마 행정부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가장 훌륭한 인질 협상가”라면서 “많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난 2년간 그는 20명의 인질을 석방시켰고 아무런 돈도 지불하지 않았다”고 자찬했다. 그러면서 “미국 최고 인질 협상가!”라고 강조했다.

버지니아대 학생이던 웜비어는 2016년 1월 북한 호텔에서 정치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다. 17개월간 억류됐다가 지난 2017년 혼수상태로 석방돼 엿새만에 숨졌다.

지난해 12월 웜비어의 유족은 북한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미 법원은 북한이 5억100만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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