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민정책 태클’ 국토 장관에 고래고래 고함”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9일 10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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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슨 “합법적 무역·여행 중단돼…트럼프 ”신경 안 써“
트럼프, ‘무관용 이민정책’ 시행 압박하기도

키어스천 닐슨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의 경질 배경엔 이민정책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첨예한 갈등이 있었다고 CNN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닐슨 장관을 비롯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팻 시펄론 백악관 법률고문 등 주요 인사들은 지난달 21일 대통령 집무실에 모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경 안보는 자신의 (중점) 사안“이라며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고 참석자 가운데 한 명은 말했다.

그는 다음 날 정오에 닐슨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에게 텍사스주 엘 페소의 국경 입구를 폐쇄할 것을 지시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는 향후 다른 국경 입구도 순차적으로 폐쇄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닐슨은 ”나쁘고 위험한 생각“이라고 반발했다. 그리고 모든 국경 입구를 폐쇄한다면 이는 합법적인 무역과 여행도 중단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이민자들은 국경 입구 사이로 몰래 들어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신경 안 쓴다“고 답했다고 CNN이 자리에 함께 있던 두 사람의 발언을 인용해 밝혔다.

결국 믹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엘 페소 국경 입구를 폐쇄하지 말 것을 설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망명 신청자의 입국을 거부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닐슨 장관은 이에 대해서도 망명법에 따라 중앙아메리카 이민자들은 미국으로 넘어올 수 있다고 반박했다고 CNN은 덧붙였다.

이에 앞서 4개월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닐슨 장관에게 더욱 엄격하고 광범위한 ‘무관용 이민정책’을 시행할 것을 압박했다고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말했다. 이는 두 사람의 관계가 그 전부터 악화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무관용 이민정책’은 불법 이민자의 미성년 자녀를 격리 수용하도록 조치로 비난 여론이 들끓었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정책을 중단하기 위한 연방법원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러나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자) 가족을 격리시키길 원했고, 심지어 합법적 망명 신청자 가족들도 격리시키길 바랐다며 그는 격리가 이민자를 막는데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CNN은 설명했다.

백악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그는(트럼프) 단순히 이민자 가족을 격리시키고 싶을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압박에 닐슨 장관은 법원의 이의제기로 인해 ‘무관용’ 정책을 되돌릴 수 없다고 반박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7일) 트위터를 통해 ”닐슨 장관이 자리를 떠날 것“이라며 ”그동안 그의 노고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케빈 매캘리넌 미 관세국경보호청 청장에게 장관대행직을맡겼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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