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메이, 브렉시트 또 연장하겠다는데…새 계획은?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3일 1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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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코빈 대표와 논의하겠다"
'소프트 브렉시트' 가능성 높아져
강경 브렉시트파 의원들 강한 반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또 한 차례의 브렉시트 연장 계획을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유럽연합(EU)은 앞서 영국 하원이 EU 탈퇴협정을 승인하는 조건으로 3월29일로 예정됐던 브렉시트를 5월22일로 연기하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하원에서 브렉시트 방안을 결정하지 못한 경우 4월12일 영국은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를 선택하거나, 5월23일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한 뒤 다시 브렉시트 연장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메이 총리는 노딜 브렉시트를 약 10일 앞둔 이날 특별 내각회의를 주재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7시간 동안 이어진 회의 끝에 나온 메이 총리의 결론은 ‘다시 한번의 브렉시트 연기’였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다만 이번에는 제1야당인 노동당에 손을 내밀어 브렉시트 교착 상태를 타개하겠다는 계획이다.

◇ 메이 총리, 2일 발표 내용은?

핵심은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와 회담을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와 노동당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절충안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은 벌써 세 번째 하원에서 부결됐다. 의원들은 ‘의향투표(indicative vote)’를 통해 직접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나섰으나 이 역시 두 차례의 시도에도 의원 과반의 지지를 얻는 안건을 찾는 데 실패했다.

가디언은 메이 총리가 코빈 대표와 회담을 통해 확실한 대안을 찾게 될 경우 이 안건이 EU에 신속히 상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영국 하원에서 메이 총리와 코빈 대표의 브렉시트 협상안에 발목을 잡고 자신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 메이 총리는 이 경우 “탈퇴 시기를 다시 연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 브렉시트 일정, 어떻게 변경되나?

메이 총리와 코빈 대표의 브렉시트 협상안이 EU에 빠르게 상정돼 내주 EU 정상회의에서 동의를 얻을 경우 브렉시트는 5월22일 이뤄진다.

그러나 이는 최선의 경우다.

메이 총리와 코빈 대표가 합의에 실패할 경우, 이들이 만든 합의안에 하원 의원들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혹은 이 합의안이 EU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등 다양한 변수가 남아있다.

이렇게 되면 영국은 다시 4월12일 노딜 브렉시트를 선택하거나, 5월23일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한 뒤 다시 브렉시트를 연기해야 한다.

◇ 메이-코빈 회동, ‘소프트 브렉시트’ 결론 날까?

가디언은 “그렇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코빈 대표는 그동안 EU 관세동맹 잔류와 단일시장 유지 등을 요구했다. 지난달 27일 하원 의향투표에 코빈 대표가 제출했던 안건 역시 같은 내용이었다.

메이 총리가 코빈 대표와 대화에 나서겠다고 마음 먹었다는 것은 그의 이러한 주장을 일부 수용할 의사가 있다는 표시다.

현지 매체들은 메이 총리가 EU 관세동맹 잔류는 안 된다던 자신의 ‘레드라인(한계선)’에서 약간 물러날 것으로 예상했다.

◇ 모든 일은 결국 하원이 결정?

가디언은 “메이 총리가 (코빈 대표에) 얼마나 굽히고 들어갈 의사가 있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고 분석했다.

만약 메이 총리가 코빈 대표와 협상을 통해 거대 양당이 충분히 합의할 수 있는 브렉시트 대안을 마련하게 된다면, 이는 하원에서 충분한 동의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제2 국민투표 가능성, 남아있나?


가디언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노동당의 당론은 늘 제2 국민투표였다. 최근 하원에서 열린 두 차례의 의향투표에서도 이들은 제2 국민투표에 큰 지지표를 던졌다.

가디언은 노동당 의원들이 메이 총리와 코빈 대표가 브렉시트 협상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제2 국민투표 개최를 조건으로 내걸도록 압박할 수도 있다고 봤다.

그러나 이 경우 개최되는 국민투표는 브렉시트 자체에 대한 찬반이 아닌, 정치권에서 합의된 브렉시트 방안을 국민이 최종 확인하고 동의하는 절차가 될 예정이다.

◇ 메이 총리, 갑자기 왜 마음을 바꿨을까?

메이 내각은 당초 오는 3일 정부와 EU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네 번째 승인투표(meaningful vote)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연정 파트너인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과 집권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 의원들의 격렬한 반대가 계속되고 있어 다시 표결을 해도 가결은 힘들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듯 하다.

◇ 메이-코빈 합의안, 보수당 의원들 설득할 수 있나?

가디언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확실한 것은 메이 총리가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 의원에 대한 설득 작업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코빈 대표와 협상에 나섰다는 것은 결국 소프트 브렉시트를 고려하겠다는 뜻이다. 보수당 브렉시트 강경파 의원들은 벌써 이에 반발하고 나선 상태다.

이제 남은 것은 그동안 메이 총리를 지지했던 내각 인사들과 중도파 의원들이다. 가디언은 현재 중요한 것은 메이 총리가 이들을 낙오시키지 않고 설득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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