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가 자국 국방비 지출을 놓고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독일 측에 국방비 증액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독일이 2014년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며 “나는 그들이 지출 약속을 이행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그들은 10년에 걸쳐 실제 국방비를 80% 늘릴 방법을 담은 국가 계획을 나토에 제출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나토 외무장관들이 이번 주 미국 워싱턴에서 만나 창설 70주년을 축하할 예정인 가운데 나왔다. 1949년의 나토 설립을 기념하는 자리지만 이 회담의 실제 의제는 미국이 요구하는 유럽 회원국들의 방위비 증액 문제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 특히 경제 강국인 독일이 미국의 군사력에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그리고 만약 유럽이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나토를 탈퇴하겠다고 위협했다.
2014년 나토 회원국들은 방위비를 증액해 2024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2%로 만들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2018년 기준으로 나토 29개 회원국 중 7개 회원국만이 ‘2% 목표’를 달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는 이보다 더 높아서 “회원국들의 국방비 지출이 GDP 대비 4% 수준까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독일 정부가 애초 약속과 달리 2020년에 국방비 비중을 1.37%에서 2023년에는 1.25%로 감액하겠다고 발표하자 미 정부가 격분했다. 리처드 그리넬 독일주재 미국 대사는 독일의 국방예산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헤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뉴욕에서 가진 연설에서 베를린은 이미 2014년 이후 국방비를 거의 40% 증액해, 가장 방위비 분담금을 많이 대는 나라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70년간 유럽인들이 안보와 안정, 번영을 누릴 수 있게 해준 나토 내에서의 협력에 감사한다”면서 “그러나 러시아가 거듭 우리의 연대를 시험하고 있는 와중에 나토에서의 부담 분담에 대한 논쟁은 불확실성을 야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임기가 2년 연장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미국이 나토에 남아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미국이 유럽에 군대와 자원을 점점 더 투자하면서 헌신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나토를 탈퇴하지 않게 하려면 회원국들이 폴란드의 미군 병참 기지에 2억6000만달러를 투자해야한다고 주장해왔다.
미국이 건설할 계획인 이 시설은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해 무기와 탄약을 보관할 수 있도록 한 곳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