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만찬장 확정 메트로폴 호텔, 어떤 곳?…지하엔 벙커도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27일 10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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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숙소와 9분·트럼프 숙소와 45분 거리
채플린 신혼여행 숙소…부시·미테랑도 숙박
호텔 정원서 두 정상 산책할지도 관심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장으로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이 확정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외신들은 백악관이 발표한 일정표를 인용, 27일 오후 6시 30분(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에 두 정상이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인사를 한 후 8시 40분부터 회담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두 정상은 약 20분간 단독(one-on-one)회담을 갖고, 7시부터 8시 35분까지 호텔에서 만찬을 갖는다.

메트로폴 호텔은 양 정상의 베트남 도착 전부터 북한 경호팀의 사전 점검 모습이 여러 차례 눈에 띄면서 유력한 회담장으로 이미 점쳐졌던 곳이다. 김 위원장의 ‘집사’ 역할을 하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 등 의전팀이 여러 차례 방문했으며 경비를 위해 군도 동원되는 등 삼엄한 경계 상황을 유지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실세로 통하는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역시 전날 하노이 도착 후 오후 6시50분께 메트로폴 호텔에 들러 45분간 머물며 점검한 바 있다.

메트로폴 호텔은 북한 실무협상팀의 숙소인 영빈관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으며, 김 위원장의 숙소인 멜리아 호텔과는 1.9㎞, 차로 9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다.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인 JW 메리어트 호텔과는 11㎞, 차로 45분 정도 소요된다.

메트로폴 호텔은 1901년 베트남이 프랑스 식민지였던 시절 문을 연 5성급 호텔이다. 베트남 전 당시에는 북베트남 정부가 외국에서 온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숙소이기도 했다. 총 7층 규모 364개의 방과 함께 수영장, 골프 코스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118년의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호텔인 만큼 이곳에 묵었던 유명인들도 상당하다. 영국 출신 영화감독 겸 배우 찰리 채플린은 1936년 폴렛 고더드와 중국 상하이에서 결혼한 후 신혼여행 숙소로 이 호텔을 선택했다. 반전 운동가인 미국 여배우 제인 폰다, 가수 겸 인권 운동가 존 바에즈 등도 이 호텔에 머물렀다. 폰다는 특히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시절에 하노이를 방문해 ‘하노이 제인’이란 별명을 얻었다. 앤절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도 2007년 이 곳에 머문 적이 있다.

영국 대문호 그레이엄 그린이 1951년 이 호텔에 묵으며 ‘조용한 미국인’을 집필했고, 역시 영국 작가 서머싯 몸이 이곳에서 소설 ‘젠틀맨 인 더 팔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 정상들도 이곳을 이용했다.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 등이 이 호텔에 머물렀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2017년 APEC 정상회의 때 하노이를 방문하며 이곳에 묵었다.

호텔 내에는 다양한 크기의 회의실이 있으며, 뒤편에는 유럽식 정원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회담을 마친 후 정원을 잠시 산책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메트로폴 호텔 정원을 걷는 장면을 연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메트로폴 호텔 지하에는 베트남 전 당시 만들었던 폭탄 대피용 벙커가 아직도 남아있다. 이 벙커는 지난 2011년 호텔 리노베이션 중 우연히 발견됐다. 현재는 실제 대피용으로는 사용되지 않으며, 관광객들에게 공개돼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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