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王 “日, 성의를 갖고 타국과 관계 구축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5일 03시 00분


재위 30주년 마지막 기념식서 밝혀… 일부 시민 “천황제 폐지해야”


아키히토(明仁·86·사진) 일왕이 24일 자신의 마지막 재위 기념식에서 “(일본은) 성의를 갖고 타국과의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전했다.

그는 이날 도쿄(東京) 시내 국립극장에서 개최된 재위 30주년 기념식에서 “우리나라(일본)는 섬나라로서 비교적 풍족한 형태로 독자적 문화를 키워왔지만 지금은 글로벌화한 세계 속에서 밖을 향해 열려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자신의 퇴위로 막을 내리는 헤이세이(平成·1989∼2019년) 시대에 대해 “근·현대에서 처음으로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시대”라며 “헌법에 정해진 상징으로서의 천황(일왕)상을 모색하는 길이 한없이 멀다”고 말했다.

아키히토의 뒤를 이어 5월 1일 제126대 일왕으로 즉위하는 나루히토(德仁·59) 왕세자는 23일 일본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국민 곁으로 항상 다가가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면서 상징(일왕)의 역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헌법 제1조는 일왕 지위를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친에 이어 이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키히토 일왕은 2016년 8월 사후(死後) 승계 관례를 깨고 생전 퇴위 의사를 밝혔다. 일왕의 생전 퇴위는 제119대 고카쿠(光格) 일왕 이후 202년 만이다. 당시 그는 “몸이 쇠약해져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날 아키히토 일왕 재위 기념식에 맞춰 도쿄 도심에서는 ‘천황제 폐지‘를 촉구하는 거리 집회가 열렸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 150명은 “신분 차별의 상징인 천황제를 헤이세이에서 끝내자” 등 구호를 외쳤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재위 30주년#천황제#아키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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