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종전 상징 ‘더 키스’사진 남주인공 96세 생일 이틀 전 별세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2월 20일 11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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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종전을 상징하는 ‘더 키스’(The Kiss)사진 속 주인공이 95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19일(현지시간) CNN과 NBC뉴스 등에 따르면,수병과 간호사의 키스 장면을 담은 사진속 주인공 ‘조지 멘돈사’가 지난 17일 새벽 숨을 거뒀다.

멘돈사의 딸인 샤론 몰로어는 “아버지가 96세 생신을 이틀 앞두고 눈을 감았다”며 “키스 사진을 보면 아버지의 군생활이 생각난다. 전쟁이 끝나고 얼마나 기뻐하셨는지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멘도사는 고향인 로드아일랜드주 미들타운의 한 요양 시설에 거주해 왔으며 심각한 울혈성 심부전을 앓고 있었다고 유족은 설명했다.

멘도사는 미들타운의 세인트 콜롬바 공동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더 키스’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소식이 전해지던 날 사진작가 앨프리드 아이젠스타트가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찍은 사진으로, 20세기 최고의 사진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1945년 8월14일 일본의 항복 소식에 수많은 인파가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몰려나왔는데, 한 해군이 여성 간호사의 허리를 젖힌 채 입을 맞추는 모습이 미국 잡지 ‘라이프’에 실리면서 화제됐다.

아이젠스타트는 이 사진에 ‘대일전승 기념일(V-J Day in Times Square)’이라는 제목을 붙였지만 이후 ‘더 키스’ 또는 ‘수병과 간호사의 키스’ 라는 제목으로 널리 알려졌다.

사진이 라이프지에 실렸을 당시에는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사진 내용에 대해서도 전쟁에서 돌아온 해군이 여자친구에게 키스하는 모습으로 알려졌다.

이 후 자신이 주인공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여러 명 있었지만, 이 가운데 멘돈사 만큼 증언이 구체적이고 증거가 일치하는 인물은 없었다. 큰 손과 이마 위 상처, 얼굴의 점, 왼팔의 혹 등의 신체적 특징이 일치했으며, 2000년대 중반 해군전쟁박물관은 고고인류학 기법을 통해 멘돈사를 사진 속 인물로 확정했다.

키스를 했던 두 사람은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미군 구축함 설리번함의 조타수였던 멘도사는 당시 휴가 중이었다. 그는 전쟁이 끝났다는 소식을 듣고 흥분해 길거리에서 생면부지의 여성과 돌발적으로 키스했다.

멘돈사는 2015년 CNN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끝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당시 나는 술에 취해 있었고, 분위기에 휩쓸려 간호사에게 키스했다”고 말했다.

간호사도 처음엔 신원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후 버지니아주에서 치위생사로 일하는 그레타 짐머 프리드먼으로 확인됐다. 프리드먼은 지난 2016년 92세의 나이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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