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중가평가의 성격이 짙은 대만 지방선거에서 야당인 국민당이 압승함에 따라 집권 민진당이 추진해 온 대만독립이 가장 큰 장애물을 만나게 됐다.
차이잉원 총통이 참패한 것은 집권 이후 지속해온 탈중 정책이 낳은 안보·경제 불안에 국민의 피로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민투표에서 차이잉원 정권의 간판이었던 대만독립 안건이 부결된 점은 뼈아프다. 대만은 지금까지 ‘차이니스 타이베이’라는 이름으로 올림픽에 참가해 왔다. 민진당 등 독립파들은 ‘차이니스’라는 꼬리표를 떼고 올림픽에 참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것이 이번 국민투표에 부쳐졌다.
그러나 “2020년 도쿄올림픽부터 ‘차이니스 타이베이’가 아닌 ‘대만(Taiwan)’이라는 이름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데 동의하느냐”는 국민투표 항목은 찬성 45.2%, 반대 54.8%로 부결됐다.
이는 집권 민진당이 그간 추진해온 대만 독립이 국민들의 피로감을 누적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차이잉원 정권 출범 이후 대만독립을 추구하자 중국은 차이 정권 소외 작전을 펼쳐왔다. 이로 인해 대만 수교국은 17개로 줄었다. 특히 유럽에서 유일하게 대만과 수교를 맺고 있는 바티칸도 곧 중국과 정식 수교를 위해 대만과 단교할 것으로 알려져 대만의 고립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뿐 아니라 경제도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됨에 따라 대만의 기업들도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대만기업들은 중국에 진출, 제품을 조립해 완제품을 수출하는 것으로 먹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대만의 대표적 전자업체인 폭스콘은 애플의 고전으로 대규모 감원을 고려하는 것은 물론 비용을 대거 삭감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대만의 유권자들은 차이 정권의 무리한 독립추구가 국제적 고립, 경제적 위기 등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국민당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며,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원하고 있다. 국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22개 주요 지자체 중 15곳에서 승리했으며, 특히 민진당의 텃밭인 가오슝에서도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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