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시아 의혹 수사 감독 기피한 세션스 법무 해임

  • 뉴시스
  • 입력 2018년 11월 8일 0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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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러시아 커넥션 의혹 수사 개입을 거부하면서 1년 넘게 트럼프 대통령의 질책을 받아온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결국 사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세션스장관의 비서실장 매슈 휘태거를 법무장관 대행으로 지명했다고 공개했다. 휘태커는 2016년 대선 당시 대통령 유세와 러시아 사이의 내통 의혹에 대한 뮬러 특검의 수사를 비판해 왔다.

세션스는 트럼프에게 보낸 1페이지짜리 서한에서 “귀하의 요청에 따라” 사임한다고 썼다. 그의 사임은 뮬러 특검 수사에 개입하기를 거부한 뒤 대통령과 악화된 관계가 현실화된 것이다. 공식적으로는 ‘사임’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해임 당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의혹 조사를 책임지는 뮬러 특검의 지명을 기피하길 거부한 결정을 공격했으며 뮬러 특검은 트럼프의 세션스에 대한 질책이 조사를 방해하기 위한 것인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이후 세션스 장관을 해임할 것이라고 여러차례 밝혀 왔으며 측근들에게는 선거 직후 해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백악관 사정에 밝은 공화당 관계자가 전했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7일 대통령 기자회견 직전에 세션스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사임을 요청했다. 세션스는 사임일자를 정하지 않은 사임서를 백악관에 보냈다.

휘태커 직무대행이 뮬러 특검 수사를 통제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세라 플로레스 법무부 대변인은 “휘태커 대행이 모든 법무부 업무를 책임진다”고 답했다. 법무부는 뮬러 특검을 임명하고 그의 수사를 감독해온 로드 로젠스타인 부장관의 사임은 발표하지 않았다.

휘태커 직무대행은 트럼프대통령이 세션스 장관을 해임하고 직무대행을 임명해 뮬러 특검의 자금을 차단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밝힌 적이 있다. 그는 뮬러 특검의 예산을 “대폭 줄임으로써 수사가 사실상 중단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난해 CNN과 인터뷰에서 밝혔었다.

CNN에 기고한 글에서도 휘태커는 “뮬러 특검이 러시아의 2106년 대입 개선에 대한 수사에서 금지선을 넘으려 하고 있다”고 쓰기도 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휘태커 직무대행의 발언을 지적하면서 그가 뮬러 특검 수사 감독을 기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리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즉각적인 답변”을 요구하면서 “우리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세션스 장관이 선거운동원으로 일하면서 주미 러시아대사와 비공개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음을 인정하고 러시아 수사 개입을 기피한 뒤부터 그를 지속적으로 공격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무장관이 수사 감독을 기피할 줄 알았다면 절대 그를 법무장관에 임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여러차례 분개했다. 세션스 장관의 기피로 특검 수사는 로젠스타인 차관이 감독하게 됐으며 그는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해임된 지 2개월 뒤 뮬러 특검을 임명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세션스 장관을 지속적으로 조롱했지만 측근들의 권고를 받아들여 해임하지는 않았다. 세션스 장관도 스스로 사임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밝혀 왔다. 이같은 대치 상황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법무 장관의 교체를 지지한다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깨졌다.

【워싱턴=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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