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다단계회사 선전으로 손해 본 피해자들에 고소당해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30일 0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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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인 29일(현지시간) 그가 전에 했던 연설들과 TV프로그램 “ 어프렌티스”에서 다단계 회사를 선전함으로써 투자자들을 오도해 손실을 입혔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에게 소송을 당했다.

이들은 최근 맨해튼 연방법원에 소장을 내고 트럼프가 전화회사 ACN이 유망한 회사라고 선전해서 잠재적인 판매사원들을 끌어들이는데 일조한 댓가로 수백만 달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당시 이 다단계 전화회사에 투자하면서 전화 서비스판매를 시작하려면 전화요금을 비롯한 일정 비용만 미리 지불하면 되며 다른 위험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트럼프가 이 회사에 대해 상당한 자산정밀심사를 이미 실시했고 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자기들을 설득했지만, 사실은 처음부터 판매자들이 투자한 금액을 회수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판매직 사람들 4명이 우선 트럼프를 연방 부정투기단속법 위반으로 고소한 뒤 집단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은 트럼프가 “조직적인 경제범죄를 통해 스스로 교육을 받고 소기업을 창업함으로써 아메리컨 드림을 추구하려는 사람들을 무시했으며, 이들을 호도하고 어려움에 빠뜨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또 트럼프 그룹( Trump Organization)의 하나인 트럼프사( Trump Company )와 트럼프의 세 자녀 역시 피고로 이름을 올렸다. 트럼프의 “사기 계획”에는 트럼프 이름이 달린 비타민회사 한 곳과 “트럼프 연구소”( Trump Institute )란 이름을 달고 있는 부동산 강좌 학원에 대한 선전도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그룹은 언론의 언급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그룹의 변호사중 한 명인 앨런 가텐은 뉴욕타임스에게 이들의 소송은 아무 이득도 없는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며, 그래서 중간선거 불과 며칠을 앞두고 제기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송을 제기한 비영리 단체의 대표는 민주당의 주요 기부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ACN회사는 판매원들이 다른 판매원들을 모집해 오면 입사 등록비 조로 각각 “선불금” 499달러씩을 내게 하는 다단계 회사였다. 이 회사는 캐나다, 호주, 미국의 메릴랜드주와 몬태나주에서 증권당국으로부터 2010년에 이미 영업정지명령을 받았다. 주로 신입 판매원의 입회비로 돌려막기를 하는데 자금력을 크게 의존하고 있어 불법 피라미드 판매행위로 판정 받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또 ACN행사에서 최소 3번 이상 연사로 나서서 강연비로 135만달러( 15억 4170만 원 )를 받았다고 연방선거위원회에 액수가 기록되어 있다.

또 2011년 자신이 진행하던 “ 셀레브리티 어프렌티스”의 한 에피소드에서도 트럼프는 자신이 ACN을 “아주 잘 알고 있다”고 말했고, 한 동영상광고에서는 “어떻게 이 회사가 동업계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지 나는 엄청나게 많은 조사를 해서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5년 월스트리트 저널의 인터뷰 기사에서는 트럼프는 이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고 어떤 일을 해왔는지 “ 잘 알지 못한다”( not familiar)고 말한 것으로 실려있다.

이번에 소송을 낸 4명의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원고들은 모두 몇 백달러도 잃어서는 안되는, 형편이 어려운 노동자들인 것으로 되어 있다. 한 명은 처음부터 벤처 투자에 회의적이었던 호스피스 병동 간호사였지만 ACN의 트럼프 광고와 트럼프가 TV프로그램에서 한 말을 믿고 투자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ACN의 교육과 회의 참석비로 수천 달러를 썼지만 받은 것은 단 한 번, 38 달러 뿐이었다고 진술했다.

이번에 소송비를 대납하고 소송을 주선한 비영리단체 테서랙트 리서치 센터는 민주당에 헌금을 해온 전 대형투자회사 임원 출신의 모리스 펄이 대표를 맡고 있다.

트럼프 그룹이 이 소송이 중간선거용이라고 비난하는데 대해 원고측 변호사들은 시기적으로 지금 소송이 제기된 것은 준비가 이제야 끝났기 때문이라면서 “ 이 소송이 언제 제기되든간에 트럼프사는 역시 정치적 동기라고 말할 게 분명하다”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160쪽에 달하는 이번 소장은 트럼프대통령을 비롯한 피고들이 사기수법으로 투자자들을 오도한 것이 명시되어 있어 사기투자 및 부패기구 단속법, 일명 RICO의 3개 항목에 저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대통령은 이미 수많은 소송과 범죄혐의의 수렁에 빠져있다. 그 중에는 외국 정부로부터 받은 호텔 등 부동산 뇌물로 미국 헌법의 반부패 뇌물 방지법 위반혐의, 3자녀와 함께 대통령의 자선기금으로 트럼프 재단이 모금한 돈을 유용한 혐의, 그림 매입 등 개인적인 용도로 선거자금을 사용한 혐의등이 망라되어 있다.

트럼프는 이번 소송을 “웃기는일”이라 일축하고 소송에 응할 의사가 없다고 트위터를 통해 선언했다.

뉴욕 연방지법원은 지난 주 이 소송에 대해 상급법원에서 현직 대통령이 주 지방법원에서 고소를 당할 수 있는지 판정해주기를 기다리며 일단 보류해 놓은 상태이다.

【뉴욕 =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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