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력인사 201명, 미투운동으로 일자리 잃어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24일 11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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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미투(#MeToo)운동이 시작된 이후, 적어도 200명의 미국 내 유력인사들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파문을 일으켜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해고되었으며, 이들이 비운 자리를 54명의 여성과 74명의 남성이 채운 것으로 분석됐다.

미투운동의 지난 1년간 행적을 분석한 뉴욕타임스(NYT) 23일(현지시간) 기사에 따르면, 적어도 920명의 여성들이 이들 201명의 남성들에게 성적으로 착취당한 사실을 폭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 문제를 연구해온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이런 현상을 과거에는 볼 수 없었다며, “지금까지는 임신 우려 때문에 여성 고용을 꺼렸지만, 이제는 언젠가 성추행을 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남성고용을 꺼리고 있다”고 NYT와의 인터뷰에서 평했다.

유력인사 201명의 성추행을 사안별로 분석한 NYT는 미투운동으로 공석이 된 43%의 일자리를 여성들이 채웠다고 전했다. 이 중 약 33%는 언론사였고, 25%는 정부, 그리고 약 20%는 연예계를 비롯한 문화예술계였다.

미국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대통령으로 등장했던 케빈 스페이시를 대신해 현재는 영부인 역의 로빈 라이트가 대통령이 돼 스토리를 끌어가고 있다. 로리스 스타인의 ‘파리 리뷰’ 편집장 자리를 현재 에밀리 니멘스가 맡고 있고, 티나 스미스 상원의원은 앨 프랜켄을 대신해 미네소타를 대표하고 있다.

NYT는 미투운동으로 논란이 됐던 조직 내 여성들이 힘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성은 남성과 다른 방식의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연구가 이를 뒷받침 한다면서, 여성리더들은 서로를 좀 더 존중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내고, 이런 조직문화 내에서 일하는 남성들의 성추행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전했다.

하지만 성추행이 여전히 미국사회에 만행하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했다. 성추행과 관련된 미 연방법은 프리랜서나 15인 이하의 사업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으며, 새롭게 소개되고 있는 회사내규 역시 직장 문화의 실질적인 변화 없이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NYT는 성추행 전력으로 곤경에 쳐했던 브렛 캐버노 대법원 판사 지명자를 지목하면서, 미국이 이제는 성추행 행위의 증거가 되는 기준이 무엇이며, 가해자가 이를 어떤 방식으로 이를 책임질 수 있는지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미투운동은 2017년 10월 미국 영화계의 거물 하비 와인스틴이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할리우드 여배우들을 성적으로 이용했다는 고발이 이어지면서 시작되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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