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경합지 9곳 공화로 넘어가… 샌더스 “민주 승리 장담 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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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앞 美중간선거 판세 안갯속
한달전 민주 17곳 앞섰던 하원, 공화 거센 추격… 6곳 차이로 좁혀
상원서도 공화 최대 54석 전망
캐버노 인준과정 공화 지지자 결집… 민주는 여성 유권자 표심에 기대

前-現 대통령 지원유세 대결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공화)의 중간선거 지원유세 현장에 도착하자 지지자들이 성조기를 흔들고 사진을 찍으며 열광하고 있다. 휴스턴=AP 뉴시스
前-現 대통령 지원유세 대결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공화)의 중간선거 지원유세 현장에 도착하자 지지자들이 성조기를 흔들고 사진을 찍으며 열광하고 있다. 휴스턴=AP 뉴시스
2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 판세가 안갯속으로 빨려들고 있다. 여전히 민주당이 승리할 거란 전망이 많지만 공화당 후보들이 앞서는 지역이 늘면서 최종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구도로 흐르고 있다. 특히 2016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몰래 지지했던 ‘샤이 트럼프 현상’이 재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 ‘블루 웨이브’ 자칫하면 신기루

같은 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맨 앞 오른쪽에서 두 번째)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재키 로젠 민주당 하원의원 지원유세 현장을 
찾았다. 라스베이거스=AP 뉴시스
같은 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맨 앞 오른쪽에서 두 번째)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재키 로젠 민주당 하원의원 지원유세 현장을 찾았다. 라스베이거스=AP 뉴시스
23일 선거 예측 사이트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435명을 뽑는 2년 임기의 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은 205곳, 공화당은 199곳에서 승기를 잡고 있다. 경합 지역은 31곳이다. 지난달 26일만 해도 민주당 우세 206곳, 공화당 우세 189곳, 경합 40곳이었지만 경합지역 9곳을 포함해 민주당 우세 지역 한 곳이 공화당으로 넘어간 것이다.

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수당(최소 218석)이 되려면 기존 우세 지역에 더해 경합지역에서 12곳 이상을 이겨야 한다. 하지만 경합지역 31곳 중 30곳은 공화당이 현역 의원인 지역이다.

2016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의회전문 매체 힐TV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블루 웨이브(민주당 바람)를 예상하지만 나는 그렇게 믿지 않는다”며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되찾을 수 있을지는 불과 몇 표 차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은 의석수가 공화당 쪽으로 더 기울고 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의 우세가 예상되는 지역은 50곳, 민주당 44곳, 경합은 6곳이다. 경합 6석 중 4곳의 현역이 민주당인데 이 중 플로리다와 미주리에서는 각각 공화당 후보인 릭 스콧 주지사와 조시 홀리 주검찰총장이 근소하게 앞서는 상황이다. 노스다코타에서도 케빈 크래머 하원의원이 민주당 현역을 9%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결국 기존 51석인 공화당의 의석수가 54석까지 늘어날 거란 전망이 나온다.

○ 중간선거에도 트럼프 숨은 표?
뉴욕타임스는 22일 ‘공화당원들이 열광하고 있는 이유와 그렇지 않은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성폭행 미수 의혹을 받았던)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의 인준 과정이 공화당 지지자의 열정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오른 것도 판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상당수 주의 사전 투표에서 공화당 후보가 표를 더 얻고 있다”고 전했다.

여론조사 기관인 라스무센이 22일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47%. 최근 10일 평균치로 보면 44.5%로 취임 한 달여 후인 2017년 3월 수준까지 회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건 ‘미국 우선주의’를 이어갈 수 있을지가 이번 선거를 통해 판가름 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중요한 선거 지표가 된다는 평가다.

특히 민주당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지원 유세에 뛰어들면서 분위기가 2016년 대선의 연장전으로 흐르는 것도 변수가 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라스베이거스 유세에서 “지금의 경제 기적 이야기가 나올 때 그것을 누가 시작했는지 기억하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깎아내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 지지율은 50∼57%로 일반직무 지지율보다 훨씬 높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공약 이행 면에서 단연 압도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 때 모든 여론조사에서 앞섰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무릎 꿇린 백인 중산층이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개혁 조치들을 묵묵하게 지지할 거란 분석도 있다. 텍사스주 지역신문인 웨더퍼드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사전 투표장에서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지 않는 ‘샤이 트럼프’ 현상이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현직 대통령의 중간선거 징크스와 트럼프 대통령을 심판하려는 여성 유권자의 표심은 민주당에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총 18번의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이 상·하원 전체 의석수를 늘린 건 2번뿐이다. 뉴욕타임스는 “중간선거는 흔히 현역 대통령의 파티를 망쳐 왔다”며 “성난 대졸 여성들의 결집력은 이번 선거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하원 경합지 9곳 공화#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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