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레바논 경제위기 탈출 묘약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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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용 대마초 산업 합법화 검토… 이윤, 감자-양파의 3배 수준
매킨지 “年8900억원 수익 가능”

레바논이 경제 위기 해소를 위해 의료용 대마초 산업 합법화를 검토하고 있다. 레바논은 아프가니스탄, 모로코 등과 함께 대마초 대량 생산지로 꼽히지만 아직까지는 재배가 불법이다.

컨설팅기업 매킨지는 6월 레바논이 의료용 대마초 재배를 허용하면 매년 약 8억 달러(약 8900억 원) 안팎의 수익을 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정부가 허가제를 통해 대마초 재배자를 관리하고 일정 가격으로 수확량 전체를 사들인 뒤 의료용으로 수출한다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물을 많이 주지 않아도 잘 자라는 대마초는 살충제도 거의 사용할 필요가 없다. 유난히 뜨거웠던 올여름 다른 채소들은 대부분 말라 죽었지만 대마초는 잘 자랐다. 감자나 양파에 비해 재배 이윤도 3배가량 높다.

유럽과 중동 국가에서 암암리에 대마초를 구해 피우는 흡연자들은 레바논산을 최고 품질로 인정하고 있다. 시리아 국경에서 가까운 레바논의 베카계곡에서 생산되는 대마초는 특히 유명하다. 베카계곡 인근 주민들은 사실상 공개적으로 대마초를 재배하고 있다.

수확철이면 일당을 주고 시리아 난민을 고용할 정도로 사업화된 상태다. 이곳의 한 주민은 “불법인 줄 알지만 대마초 재배가 아니면 먹고살 길이 없다. 이런 사정을 경찰도 잘 알고 있어 단속하는 일은 드물다”고 말했다. 중동 언론들에 따르면 베카계곡 지역은 강우량과 일사량 등의 기후 조건이 대마초 재배에 적합하고 토양도 양질이어서 최상의 대마초를 생산하기에 좋은 곳이다.

현재 105억 달러(약 11조6000억 원) 안팎인 의료용 대마초 시장 규모가 2022년에는 3배 이상 성장해 320억 달러(약 35조5000억 원)까지 몸집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대마초 추출 성분으로 만든 칸나비디올은 뇌질환이나 통증 완화, 불안 해소 등에 효과가 있어 미국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의료용으로 쓰이고 있다.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dong@donga.com
#레바논#의료용 대마초#산업 합법화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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