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동의 안하는 사람 손 들라” 말하자 당 대표들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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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19차 당대회 폐막]마오쩌둥 반열 올라선 시진핑


24일 정오경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 이날 오전 9시부터 진행된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폐막식 하이라이트로 “각급 당 조직과 당원들은 시진핑(習近平)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강력한 영도 아래 시진핑 신(新)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지침으로 삼을 것을 요구한다”는 공산당 당장(黨章·당 헌장) 수정안이 발표됐다.

수정안 발표 직후 시진핑 국가주석은 “표결을 하겠다”며 “동의하는 당 대표들은 손을 들라”고 했다. 2336명의 당 대표는 손을 번쩍 들었다. 시 주석은 이어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손을 들라”고 했다. 당 대표석에서 누군가가 “없습니다”라고 운을 떼자 5차례 “없습니다”라는 말이 이어졌다. 시 주석이 “기권자는 손을 들라”고 하자 다시 “없습니다”라는 말이 6차례 연이어 인민대회당에 울려 퍼졌다. 시 주석은 즉시 “통과됐다”고 선포했다.

반대 세력을 몰아내고 권력 강화에 성공한 시 주석이 마오쩌둥(毛澤東) 반열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자신의 이름이 붙은 ‘사상’을 당장에 포함시킨 중국 최고지도자는 마오쩌둥과 시진핑뿐이다. 표결 중 찬성자들이 손을 들 때 시 주석 오른쪽에 앉은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은 손을 비교적 높이 올렸다가 시 주석과 함께 내렸다. 하지만 유독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만은 오른손을 살짝 올렸다가 시 주석보다 빨리 내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시진핑 강군사상 관철’도 함께 포함돼 시 주석이 당정군(黨政軍)을 모두 장악한 명실상부한 절대 권력임을 과시했다. 시 주석은 폐막연설에서 “아편전쟁 이후 능욕당했던 옛 중국과 오랫동안 가난하고 약했던 중국인, 중화민족의 비참한 상황을 완전히 바꾸었다”며 세계에서 중국의 지위와 역할이 완전히 변했음을 강조했다.

장쩌민은 대체로 결의 내용들을 보지 않았고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앙기율위) 결의 대목에서만 돋보기를 들고 내용을 살폈다. 시 주석의 폐막연설 도중에는 손목시계를 보는 등 무언의 불만을 표시했다. 수정안 결의문을 바닥에 떨어뜨리기도 했다.

이날 공개된 19기 당 중앙위원 204명 명단에 시 주석의 최측근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위 서기가 빠져 그의 상무위원 퇴진이 확정됐다. 왕치산 후임으로 중앙기율위 서기가 유력한 자오러지(趙樂際) 당 중앙조직부장을 비롯해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청 주임, 왕후닝(王호寧)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한정(韓正) 상하이시 서기, 왕양(汪洋) 부총리 등 유력 차기 상무위원이 모두 중앙위원에 포함됐다. 시 주석 후계자로 거론됐던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서기와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서기도 중앙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현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10명 중 7명이 중앙위원에서 탈락해 군 수뇌부 물갈이가 확실시된다. 25일 19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공개되는 정치국 위원 25명 가운데 시진핑 측근 그룹인 시자쥔(習家軍)의 대거 진출이 유력하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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