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인과 야생동물 얼굴 비교? 中 전시회 ‘인종차별’ 논란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10월 13일 17시 18분


사진=유튜브
사진=유튜브
중국의 한 전시회가 아프리카인과 야생동물을 나란히 두고 비교하는 듯한 작품을 전시하면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12일 중국 영자매체 상하이스트에 따르면, 최근 후베이성 박물관에서 열린 한 전시회에 방문한 나이지리아인 남성은 인스타그램에 해당 전시회 사진과 영상을 올리며 인종차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왜 야생 동물 옆에 특정 인종의 사진을 놓습니까? 이 인종 사람들만이 그렇게 열등해 보입니까?”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사진=인스타그램
사진=인스타그램
그가 올린 사진을 보면, 한 작품 안에 아프리카인 남성과 오랑우탄, 사자 등 야생동물의 사진을 함께 배치했다. 특히 입을 벌리고 있는 아프리카 남성과, 마찬가지로 입을 벌리고 있는 오랑우탄의 사진을 함께 놓기도 하는 등 유사한 표정의 아프리카인-동물 사진을 비교하듯 내걸었다. 문제가 된 작품 제목은 ‘상유심생(相由心生)’. 중국의 관용구로 ‘외면의 상은 내면에서 비롯한다’는 뜻이다.

앞서 문제를 제기한 나이지리아 남성이 방문한 전시회는 ‘이것이 아프리카다(This is Africa)’ 라는 이름의 특별 기획전. 지난 10년 동안 20번 이상 아프리카 대륙을 방문했다는 중국인 사진가 위 후이핑 씨의 작품을 전시했다.

위 씨는 아프리카의 사람·자연·동물 간 상호관계를 보여주며 ‘원시생활의 감각’을 관람객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취지로 이번 특별 전시회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박물관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는 관람객들의 식견을 넓히며 예술에 대한 흥미를 돋우고, 대중의 문화적 삶을 풍부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논란을 사실상 일축했다. 최초 문제를 제기했던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삭제됐다.

그러나 온라인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이를 접한 세계 각국 네티즌들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놀랍지도 않다. 아시아의 인종차별이 가장 심각한 것 같다” “너무 화가 나서 다른 작품은 볼 수조차 없다” “인종 차별이 미국만의 것이 아니며 보편적이라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해에는 중국의 한 세제 업체가 TV 광고에서 흑인 남성이 세탁기에 들어갔다가 밝은 색 피부의 동양인으로 변신해 나오는 장면을 넣어 비난을 받기도 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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