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년 전 한 인터뷰에서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비를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 녹취록 저장 웹사이트 팩트베이스(Factbase)는 25일(현지 시간) 미국 유명 방송인 하워드 스턴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 출연 당시 인터뷰 녹음 파일과 이를 글로 옮겨 적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새로 공개된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HIV(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 검사’발언으로 조롱했다”고 보도하며 녹취록 내용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70년대 성공한 사업가로 이름을 떨친 뒤 1987년 공화당에 입당하면서 정치에 발을 들였다. 그러나 당시만 하더라도 트럼프의 정치적 야망은 그리 커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하워드 스턴이 진행하는 ‘하워드 스턴 라디오 쇼’에 출연해 자신의 성생활을 밝히는 등 외설스러운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00년 하워드가 진행하는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큰 키, 좋은 피부, 아름다운 얼굴 등 모든 것을 갖췄다”며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망설임 없이 잠자리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하는가 하면, 이보다 앞선 1997년에는 왕세자비와의 잠자리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HIV 검사를 받도록 만든 뒤 꼼짝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턴이 “왜 사람들은 트럼프가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함께할 것 이라는 말을 ‘당신의 독단적 생각’으로 받아들이는 것일까? 당신은 그녀를 가질 수 있지 않느냐?”라고 묻자, 트럼프는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자체 뿐 아니라 인터뷰 진행 시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인터뷰는 1997년 8월 31일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사망한지 몇 달 지나지 않은 1997년 11월 4일에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이날 방송에서 스턴은 이미 고인이 된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가상 인터뷰를 진행하는 콘셉트로 “당신은 병원에 갔나요?”라고 질문하며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내 차에 가면 새로운 의사가 있다. 당신에게 간단한 검진을 제공하고 싶다”며 다이애나 왕세자비와의 대화를 상상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트럼프는 1997년 11월 발간된 저서‘Trump: The Art of the Comeback’에서도 다이애나 왕세자비에 대해 “몇 차례 그녀를 만난 적이 있었으나, 한번도 그녀에게 다가갈 기회가 없었다”며 “이것이 유일한 후회로 남아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25일 녹취록 공개 이후 팩트베이스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자료를 유용하게 써줘서 기쁩니다”, “보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녹취록 관련 언론에 보도된 기사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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