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패트릭 크로닌 “대북 정밀타격 결정할 수 있는 상황 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30일 21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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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정밀 타격을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미국의 한반도 안보 전문가인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은 3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2차 발사로 미국이 대북 군사 옵션을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단계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ICBM을 보유한 클럽에 가입하길 원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김정은이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갑작스러운 정밀 타격을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LA와 시카고 등 서부와 중부까지 핵미사일 타격권에 두면서 미국으로서는 선제타격의 명분과 조건이 축적됐다는 설명이다.

현재 거론되는 군사옵션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한미일 군사협력 및 대응 훈련 강화 △전략 자산 한반도 상시 배치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 정밀 타격 △김정은 참수 작전을 통한 정권 교체 등이다.

이 중 군사훈련과 전략자산 배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억제 효과가 크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정밀 타격과 참수 작전은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 미국이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는 게 점차 명확해지고 있는 시점인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돌발적 성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타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스텔스기를 이용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을 기습 타격하면 북한은 정권의 명운을 걸고 반격해야 하기 때문에 전쟁으로까지 번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크로닌 소장은 향후 북미 간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한미 동맹이 와해되는 디커플링(decoupling) 상황에 대한 대비책도 주문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의 ICBM 타격권에 들어 간) 시카고 대신 서울이 타깃이 되지 않도록 한국의 전략무기를 보강해 군사력을 끌어올리는 방안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북한 뜻대로 북미가 핵과 체제 보장을 교환하는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한미동맹이 무의미해지기 때문에 군사적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에 반대해 왔으며, 항공모함 전단을 비롯한 전략자산 상시 배치에도 부정적 입장을 보여 왔다.

결국 한미 양국이 이런 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 됐다는 게 크로닌 소장의 주장이다. 이는 한미동맹 와해로 미국의 ‘동북아 방어선’이 일본까지 밀리면 중국이 한반도에서 주도권을 쥐는 상황을 막아야 하는 과제와도 맥이 닿아 있다는 것이 크로닌 소장의 분석이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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