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네이도’ 오는데 한가롭게 잔디 깎는 남성…알고도 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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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6월 5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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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캡처
영국 BBC 캡처
거대한 토네이도를 뒤로하고 여유 있게 잔디를 깎는 남성의 사진이 화제다.

영국 BBC는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 주의 쓰리힐즈에 사는 튜니스 웨슬스가 소용돌이치고 있는 위협적인 토네이도를 뒤로하고 조용히 잔디를 깎고 있었다고 5일 보도했다.

BBC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하늘과 맞닿은 거대한 회오리 기둥이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토네이도가 뒤에 있는 데도 주황색 티셔츠와 파란 반바지 차림에 선글라스를 쓴 웨슬스는 한가로이 잔디 깎는 기계를 밀고 있다.

해당 사진은 웨슬스의 아내 세실리아 웨슬스가 찍어 페이스북에 게재하면서 화제가 됐다. 외국 누리꾼들은 “미쳤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을 본 웨슬스의 장모도 딸에게 “왜 너는 남편을 밖에 보냈니? 제발 안전하게 있어라”고 말하며 사위를 걱정했다.

웨슬스 부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토네이도가 집에서 약 2km 정도 떨어져 있었다고 밝혔으며 사진 속 남편은 토네이도가 뒤에 있다는 것을 충분히 눈치채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웨슬스 부인은 집에서 자고 있었는데, 아홉 살짜리 딸이 이같은 사실을 알려줘서 밖으로 나갔다. 남편은 풀을 베면서 “괜찮아”라고 말했다. 웨슬스 부인은 남편이 차분해 보였다고 회상했다.

알고 보니 웨슬스는 최근 토네이도 추적 협회(storm-chasing association : 토네이도를 찾아다니면서 발원지, 원인 등 환경 분석 후 기록하는 협회) 세미나에 다녀와서 토네이도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었다.

웨슬스 부인은 사진 속 토네이도가 (집에서) 동쪽으로 움직이다가 5분 안에 사라졌다고 설명했으며 실제로 이 지역에 토네이도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다.

토네이도(tornado)는 평야나 바다에서 발생하는 고속 소용돌이며 ‘트위스터’ 또는 ‘사이클론’으로 불리기도 한다. 남극대륙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관찰되지만 주로 북아메리카, 특히 미국 대평원지역에서 발생한다. 아직 정확한 발생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지만 고온 다습한 공기가 불안정한 대기 환경에서 상승할 때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깔때기 모양으로 지름은 평균 150∼600m이고 시속 40∼80km의 속도로 이동한다. 하지만, 강력한 토네이도의 경우 최대 풍속은 시속 500km 이상이며 수백 km 이상 되는 거리를 휩쓸고 지나가기도 한다.

캐나다 CBC에 따르면 이날 웨슬스 가족이 사는 지역을 덮친 토네이도는 EF0 등급이다. EF0는 초속 29~30m로 바람이 불며 나뭇가지가 부러지고 간판이 피해를 입는 정도의 강도다. 웨슬스는 이것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토네이도가 발생하면 진행 방향의 직각으로 피하고, 들판에서 마주치면 가까운 도랑이나 협곡 같은 데에 숨어 몸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좋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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