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부, 트럼프 위한 선물로 ‘스노든 美송환’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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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 보도… 러 “사실 무근” 일축… 스노든 “배신자 아니란 증거” 반겨

러시아가 자국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로 에드워드 스노든 전 미국 국가안보국(NSA) 직원의 신병을 넘겨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NBC 방송이 10일 보도했다. 스노든은 2013년 미국 정보 당국의 무차별 감시 프로그램 실태를 폭로한 뒤 러시아에서 살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그를 ‘사형감인 스파이이자 배신자’라고 비난해 왔다.

NBC 방송은 익명의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 정보기관 활동을 다룬 미국 정보당국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심을 쓰는 방안 중 하나로 스노든의 미국 송환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유사한 정보가 복수로 수집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에 체류 중인 스노든은 트위터를 통해 “마침내 내가 러시아 정보기관에 절대 협조하지 않았다는 확실한 증거가 나왔다”라고 오히려 반기는 기색이다. 자신이 러시아에 협력했다면 러시아가 미국 인도 방안을 검토했을 리 없다며 결백을 주장하는 취지다. 그는 “그 어떤 나라도 스파이를 거래하지 않는다”라며 “다른 스파이들이 자기가 다음 차례일 거라고 두려워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스노든은 이어 “얼마 전 러시아 정부의 억압적인 ‘빅 브러더 법’을 비판했는데 이젠 위협적인 루머가 나온다”라며 “루머가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난 두렵지 않고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빅 브러더 법은 러시아 정부가 지난해 7월 발효한 반테러법(일명 야로바야법)이다. 통신사업자들이 누리꾼들의 사이트 접속과 교신 내용 등을 일정 기간 의무적으로 보관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보기관의 발표가 아니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방송 보도일 뿐”이라며 일축했다. 스노든은 2013년 6월 홍콩에서 러시아를 거쳐 남미로 가려다가 미 당국의 여권 말소 조치로 모스크바 국제공항 환승구역에서 발이 묶인 후 러시아의 거주 허가를 받았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러시아#트럼프#미국#송환#스노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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