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反 이민 행정명령’에…기업·스포츠계 등 반발 일파만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31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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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에 투자하고 미국인을 고용하라'는 압박에 백기(白旗) 투항했던 대기업들이 그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대해선 반기(反旗)를 들고 나섰다. 이런 기류는 문화예술 및 스포츠계 등 다방면에서 확산되고 있다.

미국 3대 자동차 회사 중 하나인 포드의 빌 포드 회장과 마크 필즈 최고경영자(CEO)는 30일(현지 시간) 공동성명을 내고 "모든 사람에 대한 존경은 포드의 핵심 가치"라며 "이런 가치에 반대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정명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포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 때문에 멕시코 공장 신설 계획을 철회했던 회사. 다른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마크 루스 총괄부사장도 한 행사장에서 행정명령에 대한 질문을 받고 "GM은 글로벌 회사"라며 반감을 드러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월가에서 '가장 친(親) 트럼프 기업'이란 평가를 받던 골드만삭스가 가장 먼저 반기를 들었다. 이 회사의 로이드 블랭크파인 CEO는 "다양성은 골드만삭스의 성공을 불러온 대표적 특성"이라며 "행정명령은 우리가 지지하는 정책이 아니며 이미 연방법원에서 제동이 걸리고 있다"는 성명을 사내에 돌렸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관련 요직엔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내정자,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 골드만삭스 출신이 포진해 있다. 블랙록, 씨티그룹, 마스터카드, JP모건체이스 등 다른 월가 금융기관들도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우려 또는 비판의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에 가장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통신(ITC) 기업들은 거액의 후원금을 조성하거나 난민 고용을 약속하는 조직적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글은 400만 달러 규모의 난민 구호자금을 조성키로 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우버 에어비앤비 테슬라 등도 행정명령에 대한 비판과 해당 직원에 대한 적극적 보호를 다짐하고 나섰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CEO는 "향후 5년 간 세계 75개국에서 난민 1만 명을 고용할 계획이고, 미국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프로농구협회(NBA)는 '행정명령 대상에 프로농구 선수들도 포함되는지'에 대한 설명과 지침을 요구하는 서한을 국무부에 보내는 등 파문이 스포츠계로도 확산되고 있다. 입국 금지대상 7개국 중 하나인 이란의 맞불 조치 때문에 이란 프로농구 리그에서 뛰는 미국인 선수 2명이 이란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고, 반대로 미국 내 국제레슬링대회 등에 이란 선수단 등의 초청도 중단된 상태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뉴욕=부형권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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