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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도요타엔 ‘채찍’… 알리바바엔 ‘당근’

입력 2017-01-11 03:00업데이트 2017-03-1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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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기업투자 유치 투트랙 전략   ‘미국 내 일자리를 지키거나 늘린다’는 명목으로 트위터라는 채찍과 ‘트럼프타워 면담’이라는 당근을 활용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결국 일본 자동차의 상징인 도요타도, 중국 최대 온라인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도 두 손을 들었다.

 트럼프 당선인의 ‘트위터 협박’을 받은 도요타자동차는 미국에 100억 달러(약 12조 원) 투자를 약속했고, ‘트럼프타워 면담’이 성사된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은 ‘미국 일자리 100만 개 창출’을 약속했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도요타자동차 사장은 9일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5년간 미국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나흘 전 트럼프 당선인이 트위터에서 도요타의 멕시코 공장 건설 계획에 대해 “어림없는 소리다. 미국에 공장을 짓거나 (그렇지 않으면) 많은 국경세를 내라”고 공격한 것에 대해 적극적인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도요다 사장은 “도요타는 지난 60년 동안 미국에 220억 달러를 투자했다. 세계 최대 공장은 미국에 있으며, 미국에서만 13만60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와 고용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도요타는 트럼프 당선인이 언급한 멕시코 코롤라 생산 공장 건설 계획에 대해서는 ‘변경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모터쇼에 참가한 혼다의 하치고 다카히로(八鄕隆弘) 사장도 기자들과 만나 현재의 멕시코 생산 체제에 대해선 “변경할 계획이 없다”면서도 “혼다는 일본 자동차 업체 중 가장 먼저 미국에서 생산을 시작했고, 차량 개발도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에 대한 기여’를 강조하며 일종의 방어막을 미리 친 셈이다.

 알리바바 마 회장은 이날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30분 동안 트럼프 당선인과 면담한 뒤 함께 1층 로비로 내려와 ‘알리바바가 미국 중서부 지역의 100만 소기업이 중국 등 아시아에 물건을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해 일자리 100만 개를 만드는 방안’을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세계 최고의 위대한 창업가 중 한 명인 마윈과 훌륭한 만남을 가졌다. 마윈은 중국도 사랑하고 미국도 사랑한다”고 말했고, 이에 마 회장은 “중국도 미국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마 회장은 “미 중서부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나 의류, 와인, 과일 등이 3억 명에 이르는 중국의 중산층에게 판매돼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이 이뤄지기 바란다”며 “중서부 지역의 1만5000∼2만 개 소기업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 이후 미중 관계가 경색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더욱 공고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국은 교역을 통해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은 매우 영리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는 열린 마음을 가진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마 회장의 투자 계획에 대해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미국 내 500억 달러 투자와 일자리 5만 개 창출’을 약속한 것과 비교하면 (현재까지) 최대 규모”라며 “마 회장은 트럼프에게 ‘공물’을 바치러 간 게 아니라 알리바바를 세계무대로 확장하려는 것”이라고 옹호했다. 이어 “알리바바가 미국에서 성공하면 중-미 양국의 경제는 더 긴밀해질 것이고 두 경제 대국도 ‘윈윈’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도 트위터를 통해 멕시코 공장 설립 계획을 철회하고 미국 내 투자 및 고용 확대를 약속한 포드와 피아트크라이슬러를 언급한 뒤 두 회사를 향해 “고맙다”는 글을 남겼다. 자신의 협박 공세에 대해 관련 기업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조치하는지를 하나하나 챙기고 있다는 의미다.

뉴욕=부형권 bookum90@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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