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언론, 추잡한 스캔들에 집착해선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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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악용한 가짜뉴스 경고도

 “언론이 대변기호증(대변에 집착하는 증상·coprophilia)에 빠져서는 안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80·사진)이 최근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가짜 뉴스’와 이를 무책임하게 보도하고 퍼뜨리는 언론에 일침을 가했다.

 7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교황은 벨기에 가톨릭 매체인 테르티오와의 인터뷰에서 “언론이 사실도 아닌 스캔들이나 추잡한 일을 보도하는 대변기호증에 걸린 것 같은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이런 행태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특히 정치적 라이벌을 모함하는 도구로 언론이나 소셜미디어를 악용하는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미디어를 이용해 정치적 라이벌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고, 이것은 죄”라며 “허위 정보는 미디어가 만들어 낼 수 있는 최악의 문제로 사람들을 한 방향으로 몰고 가고 다른 쪽의 진실을 못 보게 만든다”고 꼬집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난민 혐오와 차별, 환경오염, 부의 집중 같은 사회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 왔다. 그의 이날 발언은 미국 대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종교 간 갈등 등에서 가짜 뉴스의 폐해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는 우려 속에 나온 것이다.

 그동안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대중과 소통해온 교황도 가짜 뉴스로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올 초 소셜미디어에서는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당시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를 지지한다’는 가짜 뉴스가 빠르게 확산됐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교황#가짜뉴스#언론#스캔들#sns#프란치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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