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변 일어날 것” vs 오바마 “징징대지 말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9일 14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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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아 기자
조은아 기자
“미국 대선은 또 다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70)는 18일(현지 시간) 콜로라도 주 유세에서 느닷없이 이번 대선을 브렉시트에 빗대기 시작했습니다. ‘클린턴 우세’를 보여주는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는 승리를 이끌어 내겠다는 얘기입니다.

얼핏 들으면 그럴 법도 합니다. 6월 말 ‘EU 탈퇴’를 결정한 영국 국민투표도 주류 언론이나 오피니언 리더들의 예상을 깨는 결과였기 때문입니다. 지금 일부 영국 언론들이 “우리가 민심을 제대로 읽질 못했다”고 자책하듯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 클린턴에 우호적인 언론들도 “숨어 있는 트럼프 지지 흐름을 제대로 취재했어야 했다”고 후회할지 모르는 일이지요.

국내에서도 “4월 국회의원 총선거 때와 같은 이변이 미 대선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지지율 조사에 잡히지 않는 숨은 지지층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트럼프의 ‘브렉시트설(說)’은 아직까지는 억지 주장으로 보입니다. 다양한 여론조사 대부분이 클린턴 우세를 발표했고 이날 공개된 WP와 서베이몽키 여론조사(8~16일)에서 클린턴은 15개 경합 주 중 9개에서 앞섰다고 합니다. 클린턴이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 수는 270명인데 이미 선거인단 304명을 확보한 것이죠.

사방의 언론은 물론 우군이었던 공화당 의원들마저도 마치 몇 년 전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에서 트럼프가 “넌 해고야”라고 외쳤듯 “넌 낙선이야”라고 공격하는데도 트럼프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번 선거가 조작될 가능성이 있다는 트럼프의 주장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8일 “징징대지 말라”는 일침으로 트럼프 자존심을 구기기도 했는데 말입니다. 거침없는 트럼프가 남은 대선 기간 또 어떤 이슈로 판을 흔들려 할지 궁금해집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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