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 잠긴 태국… 검은옷 가격 두배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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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1년 입을텐데… 값 문제안돼”… 새 국왕 내년 10월 13일 즉위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이 13일 숨을 거두며 태국 경제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의류시장은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애도 물결이 일며 ‘검은 옷’을 사려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판매가보다 비싸게 검은 옷을 파는 상인들을 잡아내기 위해 감시관들을 시장에 배치했다. 태국 국민들은 날씨가 더워 검은 옷을 좋아하지 않지만 최근 정부가 국왕 서거 애도기간을 1년으로 정하며 상복으로 검은 옷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수도 방콕에서 의류를 파는 송칸 딴소난 씨(여)는 로이터통신에 “검은 셔츠를 도매상에서 2.6달러(약 2830원)에 사들여 최대 3.7달러에 팔고 있다. (국왕 서거 다음 날인) 14일에만 400벌을 팔았다”고 말했다.

 검은 옷을 시가의 갑절이 넘는 값에 파는 상인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별다른 불평을 하지 않는다. 검은 옷을 사러 시장을 찾은 농락 반따오뚝 씨는 “지금 가격이 문제가 아니다. 이 옷을 1년은 입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왕 서거 후 방콕 왕궁 주변은 구급차 수십 대와 의료 텐트들로 뒤덮여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정부는 국왕을 잃은 슬픔에 시달리는 국민들을 위해 긴급 상담전화를 설치하고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분루앙 뜨리루앙워라왓 정신건강부 부장은 “국왕 서거 후 200명가량이 과호흡증후군, 불안장애 등으로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15일 “새 국왕의 치세는 내년 10월 13일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태국 과도의회인 국가입법회의의 삐라삭 뽀르찟 부의장은 헌법에 따라 국왕 자문기구인 추밀원의 쁘렘 띤나술라논 원장(96)을 임시 섭정자로 지정했다. 새 국왕으로는 푸미폰 국왕이 1972년 일찍이 왕위 계승자로 지명한 외아들 와치랄롱꼰(64)이 유력하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검은옷#상복#태국#국왕#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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