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트럼프 오차범위內 접전… 美정가 “누가 이길지 오리무중”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美대선 D-50… 트럼프 상승세… 승부 가를 경합주 ‘엎치락뒤치락’

뿌옇다. 한마디로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미국 대선이 19일(현지 시간)로 딱 5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판세는 갈수록 안갯속이다. 최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70)의 상승세가 완연한 반면 줄곧 선두를 달리던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69)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미 정치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17일 최근 실시된 각종 대선 후보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클린턴이 45.7%, 트럼프가 44.2%로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인 1.5%포인트로 좁혀졌다. 이날 공개된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남캘리포니아대(USC) 공동 여론조사에선 트럼프가 47%로 41%의 클린턴을 6%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승부를 가르는 주요 경합주의 사정도 비슷하다. 대선 풍향계로 통하는 오하이오 주의 경우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16일 공개한 여론조사 종합 결과는 트럼프 42.5%, 클린턴 40.8%로 트럼프가 1.7%포인트 앞섰다. 13일 공개된 CNN 조사에선 트럼프 46%, 클린턴 41%였다. 또 다른 경합주이자 히스패닉 밀집 지역인 플로리다 주에서도 13일 CNN 조사 결과 트럼프가 50%로 클린턴(46%)에게 4%포인트 앞섰다.

심지어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도 엎치락뒤치락 판세가 연출되고 있다. 뉴햄프셔 주의 경우 9일 NBC 조사에서 클린턴은 42%, 트럼프는 41%였다. 클린턴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팀 케인은 17일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우리 입장에서는 믿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뉴햄프셔 판세도 초박빙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지지율 변화는 승패를 가르는 선거인단 확보 전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뉴욕타임스는 8월까지만 해도 클린턴이 최대 34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17일 현재는 클린턴이 204명을 차지할 것으로 크게 낮춰 잡았다. 트럼프는 164명이었고, 경합주에 포함된 선거인단은 170명으로 늘어났다. 대선 승리 가능성도 8월의 83%(클린턴) 대 17%(트럼프)에서 73% 대 27%로 바뀌었다.

이 같은 현상은 트럼프가 8월 선거캠프를 대대적으로 개편한 뒤 특유의 막말을 자제하며 이민자 정책 등 전통적 지지층을 붙들 수 있는 이슈를 주도한 반면 클린턴은 악재가 끊이지 않는 데 따른 것이다. 개인 e메일 스캔들과 클린턴재단 논란에 이어 9·11테러 추모식장에서 쓰러지며 건강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지지층이 흔들린 것이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선거 당일까지 판세를 모르겠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부쩍 늘어났다. 외교부 공공외교단을 이끌고 최근 방미한 하영선 서울대 명예교수는 16일 “미국인들도 한결같이 ‘이번 선거만큼은 예측을 못 하겠다’는 하소연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힐러리#트럼프#미국#대선#오차#접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