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계 혼혈 ‘미스 재팬’ 선발에 반발 기류, “이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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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9월 6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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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미스 월드 대회에 일본 대표로 출전하게 된 요시카와 프리얀카(22). 사진=미스 월드 재팬 홈페이지
2016년 미스 월드 대회에 일본 대표로 출전하게 된 요시카와 프리얀카(22). 사진=미스 월드 재팬 홈페이지
지난해 일본 미인대회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를 둔 후보가 우승한 데에 이어 올해는 인도인 아버지를 둔 후보가 ‘미스 월드’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현지에서는 “이들이 일본을 대표할 수 있는가”라며 반발도 만만찮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2016년 미스 월드’ 일본 대표를 선발하는 대회가 5일 열렸다. 이날 우승한 이는 도쿄 출신의 요시카와 프리얀카(22)였다.

요시카와는 아버지가 인도인이며 어머니가 일본인으로, 그의 국적은 일본이다. 이날 미의 여왕에 뽑혀 왕관을 머리에 쓴 그는 눈물을 글썽이며 “앞으로 발리우드(Bollywood·인도 영화) 진출도 하고 싶다. 기회가 있다면 꼭 배우로서 아버지의 모국에서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 11월 29일부터 12월 18일까지 열리는 ‘제 66회 미스 월드’에 일본 대표로서 출전하게 된다. 1951년부터 역사를 시작한 ‘미스 월드’는 ‘미스 유니버스’ ‘미스 인터내셔널’과 함께 세계 3대 미인대회로 꼽힌다. 참가국은 역대 최다인 131개국. 요시카와는 “결과로서 여러분에게 보답할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결과에 불만을 드러냈다. 요시카와가 ‘순수한 일본인’이 아니라는 이유다.

현지의 한 네티즌은 관련 기사 댓글란을 통해 “미스 월드 대회에서 ‘이 사람이 일본 대표’라고 소개한다면, ‘어? 일본 대표?’라는 반응을 보일 이도 있지 않겠는가. 기준을 모르겠다. ‘일본답지’ 않다고 생각한다. 인종 차별이나 편견 문제 이전에 일본 대표로 어울리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했다.

“일본 미인대회에 왜인지 ‘하프(일본인의 피가 절반 섞인 혼혈이라는 의미)’가 많다. 특히 개성이 강한 타입이 뽑히는 것 같다” “죄송한데 이건 좀 아닌 것 같네요” “매년 생각하지만 ‘미스 월드’의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는 댓글이 잇따랐다. “일본에는 미인이 그렇게 없나”라며 비꼬는 이도 있었다.

지난해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미야모토 아리아나(당시 21세)가 ‘미스 유니버스 재팬’ 대회에서 우승했다. 당시에도 미야모토를 ‘일본을 대표하는 미인’이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반발하는 이들이 많았다.

요시카와는 일본 영자매체인 재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미야모토와 나)는 일본인이다. 나의 아버지가 인도인이며 내 안에 인도인의 일부가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그게 내가 일본인이 아니라는 뜻은 아니다. 일본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고 자신을 일본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요시카와는 “많은 ‘하프’들이 상처받고 아파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도쿄에서 태어나 미국과 인도에서 10세 때까지 성장한 뒤 일본에 돌아왔지만, 피부색 때문에 친구들에게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해야 했다.

지난해 ‘미스 유니버스 재팬’ 우승자인 미야모토는 당시 비슷한 논란과 관련해 언론 인터뷰에서 “일본은 세계화됐다고 말하지만 근본적인 것은 변하지 않았다”며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랐는데도 일본인이 아니라면 우리는 누구인가”라고 되물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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