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내 앞서 마약범 처형 언급땐 개××라고 할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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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대면 앞둔 美-比정상 장외설전
오바마 “라오스에서의 만남이 생산적일지 의문”

“만일 마약 용의자 사살 문제를 내 면전에서 언급한다면 개××라고 욕을 해주겠다.”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트럼프 저격수’로 임기 말년 최고 인기를 누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이 같은 욕설을 섞은 직격탄을 날렸다고 AP 등 외신이 보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6∼8일 라오스에서 열리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5일 출국하면서 기자들에게 한 말이었다. 취임 후 처음으로 대면하게 될 오바마 대통령이 필리핀의 마약 용의자 즉결 처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6월 취임하면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지금까지 2400여 명의 마약 용의자가 재판도 거치지 않고 경찰이나 자경단의 총에 맞아 숨졌다. 이 때문에 유엔과 국제사회는 법치주의를 무시한 인권 침해라고 비판했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내정 간섭이라며 묵살해 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은 (미국의) 속국이 아니며 오래전 미국 식민지에서 벗어났다”면서 “누구도 (필리핀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 누구도 나에게 강연할 권리는 없다”고도 했다. 그는 1일엔 “오바마 대통령이 나에게 인권에 대해 말하기를 원한다는데 미국에서는 흑인들이 엎드려도 총에 맞고 있다”며 미국 경찰의 비무장 흑인 사살 문제부터 해결하는 게 급선무 아니냐고 비꼬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호전적 반응에 대해 “라오스에서 두테르테 대통령과 만나는 것이 과연 생산적일지를 보좌진에게 평가해 보라고 시켰다”며 점잖게 비켜 갔다. 5일 라오스로 떠나기 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장에서 라오스에서 예정대로 두테르테 대통령을 만날 것인지를 묻는 첫 질문을 받고 한 답이다.

그는 “우리는 마약 문제가 단순히 필리핀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 차원의 문제이며 마약과의 전쟁이 어려운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 전쟁을 적절한 절차에 따라 기본적 국제 규범에 합당하게 치러야 한다는 것 또한 늘 강조해 왔다”고 덧붙였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두테르테#오바마#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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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 2016-09-06 06:52:34

    대통령은 필리핀에서, 해수부장관은 인도네시아에서 수입했으면.....

  • 2016-09-06 08:18:49

    우리나라 대통령이 두테르테 처럼 했다면 전라도 향우회를 주축으로한 일명 민주투사들이 독재타도! 를 외치며 반정부 시위질 조내리 할껄? 국회는 더불어 홍어당 및 국민의홍어당이 반민주정권 물러가라 이질알 하고 있을테고... 국내에선 언감생심 꿈도 못꿀 일이지.

  • 2016-09-06 07:47:38

    한심한 오바마. 마약사용 허용과 동성결혼 인정과 이술람에 관대함으로 미국과 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장본인이 남의 나라 내정이나 간섭하는구나.... 일전에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우간다 대통령에게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위협하더니... 저런 대통령이 어찌 세계로 부터 존경받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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