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찬 티켓 1인당 5600만원… 3주만에 360억원 거둬들인 힐러리의 모금파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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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부자들만의 모임’ 구설… 기부금 대가로 이권청탁 창구 의혹

하루 저녁 식사 값 1인당 5만 달러(약 5600만 원).

미국 매사추세츠 주 케이프코드 해안가의 한 저택에서 21일 열린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 후원을 위한 만찬의 고액 입장료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클린턴의 오랜 친구인 일레인 슈스터가 자택에서 마련한 야외 만찬의 메뉴는 토마토와 모차렐라 샐러드, 랍스터, 페이스트리에 딸기를 얹은 케이크가 전부다. 하지만 2개월이 지난 뒤 대통령이 될지 모르는 클린턴과의 긴밀한 대화가 보장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 “많은 사람들이 모임에 참석하고 싶어 했지만 특권층 인사 28명만이 초대돼 클린턴과 저녁을 즐겼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누가 참석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WP에 따르면 클린턴이 지난달 말 전당대회 이후 3주 동안 모금파티로 거둬들인 돈은 3200만 달러(약 359억2000만 원)에 이른다.

이날 보도는 클린턴이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만든 클린턴재단을 통해 해외 각국 정부와 기업 등의 거액 기부금을 받으면서 이들의 청탁을 들어줬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클린턴이 부유한 엘리트들과 끼리끼리 기부금과 이권을 주고받는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특히 클린턴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와 달리 대통령 부인, 상원의원, 국무장관 등을 거치며 각계에 오랜 기간 다양한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있다.

WP는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도 기부금 모금에 공들이고 있지만 클린턴처럼 부유한 기부자들과 장기적으로 끈끈한 유대 관계를 유지하는 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클린턴의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의원 지지자들도 “기부자들이 그렇게 많은 돈을 클린턴에게 주는 대가로 무엇을 얻는지 시민들은 알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4월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한 벤처 기업가 자택에서 열린 클린턴 모금행사는 입장료를 세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당시 클린턴과 사진을 같이 찍을 수 있는 참석자는 1인당 3만3400달러(약 3749만1500원), 이 행사에 참석한 배우 조지 클루니 등 유명 인사와 같은 테이블에 앉는 참석자는 한 쌍에 무려 35만3400달러(약 3억9669만 원)를 내야 해 눈총을 받았다.

‘클린턴 파티’를 주최하는 유명 인사들은 부지런히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23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저택에서 모금행사를 연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 부부는 클린턴과 친밀하게 찍은 사진을 “누가 우리 점심 자리에 왔는지 보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게시해 화제가 됐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힐러리#미국대선#모금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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