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지, 시진핑과 회담…발전소 건설사업 재개 가능성 시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9일 23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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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최고 실권자인 아웅산 수지 국가자문역 겸 외교장관은 중국 방문 사흘째인 19일 베이징(北京)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만났다. 지난해 6월 11일 야당 지도자 신분으로 방중해시 시 주석과 만난 뒤 약 10개월 만이다.

다음달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을 앞두고 있는 수지 장관은 18일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만난 데 이어 시 주석과도 회담을 가져 중국과의 외교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는 이날 시 주석과는 별도로 장더장(張德江)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국회의장 격)과도 회견했다.

이날 시 주석은 “오랜 우호의 역사를 가진 이웃인 양국은 실제적인 이익을 위해 좋은 친구, 형제, 동반자가 되자”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미얀마가 자국의 국가 상황에 맞는 발전의 길을 가는 것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혀 2011년 군부 정치에서 민선 대통령 시대로 바뀐 후 민주화의 길을 가고 있는 것에 대한 지지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수지 장관은 “중국이 미얀마의 경제 사회 발전에 협력해주고 특히 농업 위생 교육 등의 분야에 대한 지원에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중 관영 중앙(CC)TV는 보도했다. 수지 자문역은 “양국은 변경 지역의 안정에 협력해야 한다”고 밝혀 큰 골칫거리인 변경 지역 소수 민족의 활동에 대한 대응에 중국의 협력을 바란다는 뜻을 나타냈다. 변경의 소수 민족은 중국과 미얀마 국경을 넘나들며 활동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시 주석은 “양국은 대형사업의 안정적인 운영을 보장하고 에너지 금융 등 협력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양국간에 최대 현안으로 2011년 공사가 중단된 북부 카친 주 이라와디강의 미트소네 수력발전소 건설 사업이 재개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야당 지도자 시절 미트소네 발전소 건설에 반대했던 수지 장관은 전날 리 총리와의 회담에서 “원만한 해결을 기대한다”고 말해 발전소 건설 사업 재개가 이뤄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9일 전했다. 류젠민(劉振民) 중 외교부 부부장은 회담 후 가진 브리핑에서 수지 장관의 발언을 전하면서 “미얀마 정부는 이미 댐 건설 재개에 대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적절한 해결책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얀마 정부가 구성한 조사위는 11월 11일까지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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