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을 경영한다는 것은 외로운 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5일 21시 57분


코멘트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앉아 있으면 어떤 느낌이 들까.

애플 CEO 취임 5년째를 맞은 팀 쿡은 14일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외로움”이라고 했다. 그는 “애플을 경영한다는 것은 외로운 일이다. 그렇다고 난 어떤 동정심을 구하지도 않는다. CEO는 동정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쿡 CEO는 “(외로운) CEO에게 필요한 건 자신의 맹점과 약점은 보완해주고, CEO의 강점은 증폭시켜주며, CEO가 전혀 모르는 분야에선 잘 이끌어주는 인재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스로를 ‘전통적인 CEO상을 거부하는 CEO’라고 소개하며 “소비재 회사의 전통적 CEO들은 소비자를 보기보다는 장부상의 이익과 손실, 매출만 중시하곤 했다. 그러나 애플 같은 소비재 회사의 CEO는 소비자들과 상호교류해야 하고, 회사 직원과 공동체, 국가에 대한 엄청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기업들의 고전적 실수는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자부심이나 자의식이 너무 강해 ‘우리가 뭘 잘못했다’고 말하지 못한다. 그러나 기업이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그래야 소비자도, 회사 직원도 잃지 않는다”고 말했다.

쿡 CEO는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조언을 구하는 인물’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헤셔웨이 회장,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부인 로런 잡스 등을 꼽았다. 버핏은 주주배당 등에 편견 없는 조언을 할 수 있는 인물이고, 의회 청문회 출석을 앞두고는 그런 경험이 있는 블랭크페인 CEO와 정치를 잘 아는 클린턴 전 대통령 등에 조언을 구했다고 설명했다.

쿡 CEO는 ‘미국 산업계 아이콘인 잡스의 뒤를 이은 기분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잡스는 내가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다. 누구도 그를 대체할 수 없다. 그는 어떤 종(種)의 시조나 원본 같은 인물이다. CEO 취임 직후엔 늘 잡스와 함께 일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애플의 장기 성장을 무엇으로 장담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엔 “애플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 3대 주요 영역을 모두 다루고, 그것들을 융합해 세상의 소비자들이 ‘아하!’라고 말할 수 있는(놀라운) 경험을 제공하는 세계 유일의 회사”라며 자신만만해 했다.

쿡 CEO는 ‘애플이 인공지능(AI) 관련 경쟁에서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을 따라 잡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애플이 뒤처져 있다는 질문의 전제가 잘못됐다. 애플의 미래에서 AI와 증강현실(AR)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AI 덕분에 스마트폰은 더욱 필수품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인도 시장에 대한 상당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 영향인지 현재 읽고 있는 책 2권 중 한 권이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 자서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뉴욕=부형권특파원 bookum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