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달아 터지는 테러에 놀란 유럽이 사소한 이슈에도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형국이다.
영국의 27살 파이자흐 샤힌은 지난달 25일 결혼 후 터키에서 신혼여행을 보낸 뒤 돌아오는 길에 동커스터 셰필드 공항에 도착했다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그가 비행기 안에서 시리아 관련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본 한 승무원이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를 했기 때문이다. 샤힌은 대테러법에 따라 15분 동안 조사를 받았다.
무슬림 여성인 샤힌이 읽은 ‘시리아 스피크스’는 시리아 작가와 예술가들의 에세이, 소설, 시 등을 담은 책으로 런던 북페어 수상작이다.
샤힌은 영국 인디펜던트지와의 인터뷰에서 “무슬림이라는 이유만으로 표적이 돼 이런 괴로운 일에 연루됐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며 “경찰과 해당 항공사를 상대로 항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 스피크스’의 공동 편집자인 자헤르 오마린은 “우리가 시리아에 얼마나 큰 오해가 광범위하게 퍼져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영국 노동당과 녹색당은 “항공사가 과잉 반응을 했다”며 비판했다.
그러나 항공사인 톰슨 에어라인은 “우리의 지나친 조심 때문에 샤힌의 불쾌함을 이해한다”면서도 “우리 승무원들은 예방 차원에서 의심나는 일이 있으면 앞으로도 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한 시민단체가 이슬람 수영복 부르키니(무슬림 여성 전통의상인 부르카와 비키니의 합성어로 전신을 다 가리는 무슬림 여성 수영복) 파티를 열겠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회문화단체 ‘스마일13’은 다음달 10일 부르키니 파티를 열기 위해 프랑스 남부 레펜미라보에 있는 스피드 워터파크라는 실내 수영장을 빌렸다. 이들은 “이 날은 최소한 가슴부터 무릎까지는 다 가리는 수영복을 무조건 입어야 한다”고 광고했다.
통상 프랑스 공공 수영장에서 착용이 금지된 부르키니 파티 소식에 우파 정치인들이 발끈했다. 중도 우파 공화당 소속 지역 하원의원인 발레리 부아예는 “베일은 근본자들이 여성을 억압하는 상징으로 부르키니 파티가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4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이 소식을 들은 레펜미라보 미셸 아미엘 시장은 이번 파티를 도발로 규정하고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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