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사드 배치 반발 中 “자체 미사일방어 시스템 구축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9일 15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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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에 강하게 반발하는 중국이 자체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양위쥔(楊宇軍)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28일 월례브리핑에서 “국가 안보를 위해 적절한 MD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필요하며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 대변인은 3년여 전 실시된 인민해방군의 미사일 요격 실험 성공 장면을 24일 관영 중앙(CC)TV가 내보낸 배경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양 대변인은 “중국이 국방 능력을 높이는 것은 특정 국가를 겨냥하거나 국제적인 전략 환경의 안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드 배치가 동북아의 전략적인 안정과 균형에 영향을 미친다며 반대하는 것과는 배치되는 논리다.

그는 이어 “(사드 도입에 따른) 국가 안보와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지키는데 필요한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는 “사드가 중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은 전문가들이라면 누구라도 얼마나 믿을 만한 것인지 쉽게 알 수 있다”고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은 24일 저녁 7시 메인 뉴스인 신원롄보(新聞聯播)를 통해 자체 MD 시스템으로 가상 적국의 미사일 요격에 성공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이 실험은 2010년 1월 11일과 2013년 1월 27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것으로 ‘지상배치 중간단계 미사일방어(GMD)’ 체계를 동원해 미사일을 요격하는 장면이다. 방송은 특히 서북 지역 모 기지의 연구원이자 미사일 실험 전문가인 천더밍(陳德明)이 30년 가까운 연구 끝에 성공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이 MD 미사일 발사 성공 장면을 공개한 것은 사드 배치에 대응한다는 것을 명분으로 삼아 중국판 MD 시스템 구축을 공개화하려는 수순으로 풀이된다.

한편 중문 BBC 방송은 29일 왕이(王이) 중국 외교부장이 최근 라오스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만나 “한국의 최근 행동은 중한 상호신뢰의 기초를 파괴하는 것으로 한국은 ‘세 번 생각하고 행동(三思后行)’해야 하며, 우호적인 중한 관계의 추세를 귀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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