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차별 더이상 못참겠다”… 아이비리그에 맞선 아시아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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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시안단체, 연방에 진정서… 예일-브라운-다트머스大 대상
‘인종 할당제 등 불이익 조사 요구
언론 “하버드大 이어 소송 확대”

한인을 포함한 미국 내 아시안 학생과 학부모단체 132개로 구성된 ‘아시안아메리칸교육연합(AACE)’이 23일 예일대와 브라운대, 다트머스대의 입학 사정에서 아시아계 학생들이 차별받고 있다며 연방 교육부에 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 3개 대학은 아이비리그(미국 동부 8개 명문대)에 속한다. 미 언론들은 그동안 아시안계 단체들이 아이비리그 중 하버드대를 상대로 같은 내용의 진정과 법정소송을 진행해 왔는데 이번에 대상을 확대한 것이라고 전했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AACE가 이날 교육부와 법무부에 제출한 진정서에서 “1995년 대학생 연령대 학생의 2.5%를 차지했던 아시아계 학생 수가 2011년 5.1%로 증가했지만 이들 3개 대학의 아시아계 신입생 비율은 거의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인종적으로 차등된 기준에 따라 입학을 허용하는 소수인종 입학할당제와 상한제 때문”이라며 “아시아계 지원자들이 심각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AACE는 특히 “이들 3개 대학입학처 관계자들은 아시안 학생들을 개인이 아닌 하나의 ‘인종 블록’으로 보고 있다”며 “‘아시안은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 리더십 영역에서 역량이 부족하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AACE는 진정서에 해당 대학입학처 관계자들이 갖고 있는 잘못된 믿음의 유형을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 부족 △예술적 재능 부족 △위험 감수(risk-taking) 태도 부족 △리더십 부족 △지나친 학과 공부 집중 △과외활동 부족 등으로 열거한 뒤 반박 근거를 제시했다.

아이비리그에서 아시안 남학생을 차별한다는 것은 학부모 사이에선 공공연한 비밀이다. 소수자 우대정책에 따라 흑인과 여성을 배려하지만 아시아인, 특히 아시안 남학생이 아이비리그에서 합격통지서를 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실력과 무관하게 차별을 받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AACE는 교육부와 법무부에 3개 대학의 입학사정 차별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와 시정을 위한 감독기관 설치를 촉구했다.

뉴욕타임스와 뉴스위크 등 주요 언론은 그동안 사설과 기사 등을 통해 “학생들을 개인의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성질인 인종적 그룹으로 분류해 평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하며 아이비리그 대학들의 백인 중시 입학 정책을 비판해 왔다.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과 고교 학점(GPA) 등 객관적 기준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대학에선 아시아계 학생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서부의 매사추세츠공대(MIT)’로 불리는 캘리포니아공대(칼텍)은 인종적 고려 없이 성적 위주로 입학사정을 하는데 아시아계 미국인 비중이 2001년 24.5%에서 2013년 42.5%로 증가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아이비리그#미국#입학차별#아시아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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