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쿄지사 ‘정치자금유용-호화출장’ 파문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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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10만원 스위트룸에 묵어… 가족여행 정치자금 사용 드러나

영국 런던에서 하룻밤 200만 원짜리 스위트룸 이용, 관용차로 1년간 주말마다 별장 가기, 정치자금으로 가족과 호텔에서 숙박….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사진) 일본 도쿄(東京) 도지사가 정치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도 예산을 방만하게 지출한 것으로 드러나 위기에 빠졌다.

1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마스조에 지사는 지난해 10월 런던을 방문했을 때 고급 호텔인 콘래드런던세인트제임스에 묵으면서 1박 요금이 19만8000엔(약 210만 원)인 스위트룸을 이용했다. 이는 도 규정액의 5배 수준으로 호화출장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와 일행 20여 명이 일주일 동안 지출한 출장비가 모두 5041만 엔(약 5억4000만 원)에 이른다. 마스조에 지사는 또 가나가와(神奈川) 유가와라(湯河原)에 있는 자신의 별장에 관용차를 타고 1년 동안 48회나 다녀왔다.

결정타는 정치자금을 사적으로 쓴 것이었다. 주간지 슈칸분�(週刊文春)은 정치자금 보고서를 입수해 그가 지사 취임 전이던 2013∼2014년 가족과 온천호텔에 숙박한 비용 37만 엔(약 400만 원)과 미술품 구매 비용 900만 엔(약 9720만 원), 그리고 자택 근처 식당에서의 식사비 약 30만 엔(약 324만 원) 등을 정치자금에서 지출했다고 폭로했다.

논란이 커지자 마스조에 지사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가족과 온천호텔에 간 것은 맞지만 객실에서 회의도 했다”고 해명했다. 또 “회계상 착오가 있었다. 숙박비와 식사비 등 개인적으로 쓴 45만6000엔(약 490만 원)은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사퇴 요구에 대해선 “전심전력으로 일하겠다”고 맞섰다. 아사히신문이 15일 사설에서 “보기 흉한 변명”이라며 비판하는 등 기자회견 이후에도 파문은 확산되고 있다.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 등은 마스조에 지사가 최근 박근혜 대통령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제2한국학교 터를 제공하는 것까지 싸잡아 비판했다. 이 때문에 재일동포 사회에서는 ‘염원이던 새 학교 설립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마스조에 지사는 명패에 한글 이름을 병기하고 있을 정도로 대표적인 친한파 정치인으로 꼽힌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일본#도쿄지사#정치자금유용#호화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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