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大 합격했다고 부모 속여 수억 타 낸 못된 딸, 결국 감옥행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4월 21일 18시 45분


코멘트
영국의 한 여성이 명문대학교에 합격했다고 부모를 속이고 연구비 명목으로 수억 원을 받아내 마약 구입 등에 쓰다 결국 감옥신세를 지게 됐다.

영국 BBC의 2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영국 콘월 주 트루로 크라운 법원은 명문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는다며 부모로부터 연구비 명목으로 25만 파운드(약 4억6000만 원)를 타 내 마약 구입, 여행, 비밀 결혼식 등에 돈을 써버린 니콜라 보드먼(34)에게 사기 혐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

니콜라 보드먼은 지난 2011년 케임브리지대와 옥스퍼드대 두 곳에서 면접을 봤는데, 옥스퍼드대 사회과학 박사과정에 장학금을 받는 조건으로 합격했다고 자랑하며 그해부터 2015년까지 4년간 부모로부터 ‘억’ 단위의 연구비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처음부터 ‘거짓’이었다. 니콜라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던 아버지는 처음 두 학교에 면접 보러 간다는 딸을 위해 직접 차를 몰고 학교까지 바래다주기도 했었다. 사실 니콜라는 어느 학교의 면접 대상자도 아니었다.

니콜라 보드먼은 연구비로 받은 돈 대부분을 마약 구입에 사용했으며 1만 파운드(약 16000만 원)를 들여 부모 몰래 한 남성과 비밀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또한 그는 남편 사이에서 밴 아이를 낙태하고도 부모에게는 유산했다고 거짓말하며 가짜 장례식을 여는 등 아주 치밀한 방법으로 부모를 장기간 속여 왔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최소한의 양심은 있었던 것일까.

니콜라 보드먼의 오랜 거짓말은 그가 어머니에게 솔직한 내용을 담은 쪽지를 전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됐다.

10대 시절 헤로인 중독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바 있는 니콜라는 그동안 마약 중독이 재발됐던 것과 비밀 결혼을 올린 사실을 적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이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연구 성과가 학술지에 게재되면 300만 파운드(약 48억8000만 원)를 받을 수 있다고 거짓말을 하며 부모를 안심시키려했다.

니콜라의 아버지는 결국 딸을 고소했다. 그는 이날 재판에서 “지난 40년간 쉬지 않고 열심히 일했지만 내 은퇴 생활이 완전히 망가졌다”고 토로했다. 니콜라는 그동안의 모든 혐의를 인정하면서 “마약 중독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었다. 할 말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니콜 보드먼의 부모는 연구 성과가 학술지에 게재되면 수 십 억을 받을 수 있다는 딸의 말을 믿고 40년 간 일한 직장을 그만두고 두 사람 소유의 집까지 팔아 지원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민경 동아닷컴 기자 alsrud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