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中 시진핑 주석, 사드 반대하려면 북핵 포기시켜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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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한국과 미국에서 여러 차례 반대 의사를 표명했지만 시 주석이 직접 오바마 대통령 앞에서 단호한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미국은 회담 후 사드 관련 대목을 언급하지도 않았으나 중국 측은 회담에 배석한 외교부 부장조리가 기자회견까지 하며 “사드 한국 배치는 중국의 국가 안보 이익을 손상시킨다”고 공세를 취했다. 미국도 “사드는 방어적 무기로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용도이지 다른 나라를 겨냥하는 게 아니다”라고 받아쳤다. 사드 배치 문제가 미중 간의 중요한 안보 이슈로 대두하면서 우리의 안보적 이해와는 무관하게 굴러가는 것이 뚜렷해졌다. 중국의 반발과 관계없이 북의 핵과 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해 필요하다면 정부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사드 배치를 추진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 두 정상의 핵 안보 협력 공동성명에서도 아예 북핵 문제 언급이 빠져 북핵 해법을 둘러싼 시각차가 크다는 것을 드러냈다. 시 주석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를 전면적이고 완전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말은 했지만 “중국은 시종일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안정,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의 해결을 지지한다”며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지금까지의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미래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통일이 북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이라며 “동북아와 세계평화에 중요한 종착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작년 9월 중국의 전승절 참석 뒤에도 시 주석과 통일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힌 바 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논의 병행을 주장하는 중국의 태도에 비춰볼 때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및 평화협정, 한반도 통일 문제 등 다각적인 논의가 나왔을 것이다.

이번 핵안보회의 52개 참가국 중 핵 공격 협박을 받고 있는 나라는 한국과 미국뿐이다. 북한의 김정은은 GPS 교란 공격에 이어 어제 또 동해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시 주석은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나라가 북한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북한 핵을 포기시키는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
#시진핑#버락 오바마#thaad#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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