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또 한국 ‘안보 무임승차론’ 주장…한반도 정책으로 이어지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2일 11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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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가 또 다시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어서 이런 인식이 공화당의 한반도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21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 경영진 및 편집팀과 만난 자리에서 미군의 아시아 주둔정책을 공개로 비판했다. 그는 “아시아 지역에 대규모 군사적 투자를 할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미국이 과연 효과적인 평화유지 세력이 될 능력이 있는지 심히 의아스럽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한국을 거론하며 “한국은 매우 부유하고 위대한 산업 국가인데 우리가 (한국에 투자)하는 만큼 공평하게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끊임없이 군함과 항공기를 보내고 기동훈련을 하지만 우리가 돌려받는 것은 전체 비용의 극히 일부(a fraction)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미국이 아시아에 대한 군사개입으로 이득을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WP의 질문에 “미국은 과거에 매우 힘 있고 매우 부유한 국가였지만 지금은 가난한 채무국”이라고 일축했다. 트럼프는 최근 몇 달 간 각종 유세에서 한국의 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액에 대해 ‘푼돈(peanut)’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지나치게 적다고 주장해왔다.

이와 함께 트럼프는 이날 회동에서 냉전 이후 서방 안보체제의 중심축이었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필요성에 강한 의문을 표시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와 관련해서는 “동맹들은 가만히 있는데 미국만 모든 책임을 떠안고 있다. 독일은 왜 아무 일도 안 하고 있느냐”고 비판했다.

트럼프가 내놓은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의 대외적 개입을 자제하는 외교적 고립주의 또는 불(不) 개입주의를 드러낸 것이라고 WP는 분석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이날 “미국은 이제 안으로 눈을 돌려 자원을 국내 인프라 건설에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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