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권순활]중국의 ‘K뷰티’ 견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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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이영애 송혜교 전지현은 중국에서 ‘한류 여신(女神)’으로 통한다. 한국 드라마로 인기를 얻은 뒤 한국 화장품(K뷰티) 모델로 활동하면서 K뷰티 붐을 확산시켰다. 황정음 이하늬 송지효 김고은도 K뷰티 스타로 발돋움했다. 한국 연예인들의 뽀얗고 깨끗한 피부는 중국의 젊은 여성에게 선망의 대상. 이들을 모델로 기용한 한국 화장품의 인기도 높아졌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프랑스의 샤넬과 일본의 시세이도 화장품이 대표적인 고급 화장품으로 꼽혔다. 한국 여성이 해외여행을 다녀온 친지들에게서 받고 싶은 최고의 선물이기도 했다. 당시 우리 화장품은 해외에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내수 품목이었다. 지금은 중국 대만 홍콩 등 중국권과 동남아시아, 심지어 유럽과 미국에서도 K뷰티 열풍이 거세다. 글로벌 불황 속에서도 지난해 한국의 화장품 수출액은 29억2948만 달러(약 3조8405억 원)로 전년보다 52.7% 늘었고 특히 대중(對中) 수출은 99.2% 급증했다.

▷중국 시장 공략의 선두주자인 아모레퍼시픽은 작년 국내 화장품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국내외 연매출 1조 원을 돌파한 프리미엄 한방화장품 설화수를 앞세워 5조502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에서 아모레퍼시픽 브랜드는 P&G나 로레알에는 못 미치지만 시세이도와 SK-Ⅱ 같은 일본 브랜드를 제쳤다. LG생활건강도 프리미엄급 후(后) 브랜드를 내세워 화장품 부문에서만 2조40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이 수입 화장품을 강하게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내 화장품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작년 6월 화장품 조례를 바꿔 한국의 경쟁력이 높은 미백 화장품을 위생허가 소요기간이 11개월이나 걸리는 ‘특수 화장품’으로 재분류한 데 이어 주름 개선 화장품도 같은 조치를 취해 규제할 태세다. 자국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한국 화장품을 겨냥한 견제 성격이 짙다. 수출의 새 효자로 떠오른 K뷰티가 중국의 비관세 수입 장벽에 막혀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민관(民官)이 힘과 지혜를 모아 대처해야 한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
#k뷰티#이영애#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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