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총리 만나고 백악관 옆에 사무소 열고…日재계 속내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5일 17시 09분


일본 재계가 국제 정치·외교 환경 변화를 유리한 쪽으로 이끌기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6년 만에 중국 총리 면담을 성사시키는가 하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발효를 앞두고 미국과의 정보교환을 위해 7년 만에 워싱턴에 게이단렌(經團連·일본의 전경련) 사무소를 다시 열었다.

5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사카키바라 사다유키(신<木+神>原定征) 게이단렌(經團連) 회장 등 일본 경제인으로 구성된 일중경제협회 방문단 200명은 전날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회담했다. 일중경제협회의 중국 총리 면담은 2009년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이후 약 6년 만이다.

리 총리는 면담에서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 등과 관련해 “역사를 거울로 (삼아) 미래를 향한 정신을 토대로 관계를 발전시키기로 의견이 일치했다”면서 중일 양국의 경제 협력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또 “중국은 다음 5개년 계획 때 6.5% 이상의 경제 성장이 필요하다”며 “일본의 대중(對中) 투자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를 위한 환경 정비를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은 이번에 중국이 일본 경제인을 근래 보기 드물게 성의 있게 대했다며 중국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일본에 대한 열린 자세를 보이게 된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대중 투자를 전년 대비 38.8%나 줄였던 일본 재계가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에서 사업 기회를 다시 모색하고 나선 것이다.

워싱턴에서는 4일 게이단렌이 7년 전 폐쇄했던 미국사무소를 양국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이 참석한 가운데 다시 열었다. 지지통신 등은 TPP 발효를 앞두고 일본 기업의 미국 진출을 확대하고 미국 내 유력 인사를 중심으로 지일파(知日派) 그룹을 관리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또 한국 중국 등이 미국 정치권과 싱크탱크 상대로 적극적인 로비활동을 하는데 대항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게이단렌 미국사무소 위치는 백악관 중심 건물에서 직선거리로 약 950m 떨어진 곳에 마련됐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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